2016.03.08 00:57

강설(降雪)

조회 수 154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강설(降雪) / 성백군

 

 

허공에도 꽃이 피네요

낙화?

아니, 주의 재림입니다

 

봄 여름 가을

세상에서 핀 꽃은 겨울이면 다 사라지는데

저건 하늘에서 내려온 저승 꽃

이제 막 칼춤을 추듯 피어납니다

 

지붕 위 장독대 위

벗은 나뭇가지, 길가 말라 죽은 풀 위에

아무 곳이나 닫는 곳이면 소복소복

눈이 쌓입니다

구별 없이 천지가 온통 한 색 순백입니다

 

아이들이

집 그늘을 들추며 뛰어나오고

강아지가 그 뒤를 따라 쫄랑쫄랑 따라 다니고

나도 저들 속에 어울려져 움직이는 풍경이 되고 싶은데

살아온 세월이 길어 죄가 많아 그런지

옆구리가 시립니다

선뜻 발걸음을 내딛기가 두렵습니다

 

자욱하게 눈 내리는 먼 하늘 바라보며

단두대에 사형수처럼

내 목을 차가운 눈발에 맡겨 봅니다

목숨이 다할 때까지 오래도록

주의 긍휼을 기다리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3 가을, 담쟁이 붉게 물들다 / 성백군 하늘호수 2023.11.07 158
942 잔설 성백군 2006.03.05 157
941 3월은 김사빈 2007.03.18 157
940 秋夜思鄕 황숙진 2007.09.20 157
939 새해 인사 / 필재 김원각 泌縡 2020.01.01 157
938 시조 이제 서야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4.14 157
937 Daylight Saving Time (DST) 이월란 2008.03.10 156
936 꽃의 결기 하늘호수 2017.05.28 156
935 자꾸 일어서는 머리카락 / 성백군 하늘호수 2019.01.30 156
934 수필 믿음, 소망, 그리고 사랑.... file 작은나무 2019.02.27 156
933 시조 독도 -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22 156
932 드레스 폼 / 성백군 2 하늘호수 2021.11.16 156
931 이스터 달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6 156
930 미루나무 잎사귀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10.23 156
929 Fullerton Station 천일칠 2005.05.16 155
928 늦봄의 환상 file 손영주 2007.05.13 155
927 나룻배 강민경 2007.11.09 155
926 밤 바닷가의 가로등 강민경 2013.07.29 155
925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55
924 그리움이 익어 강민경 2017.10.08 155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