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8 06:51

숨은 사랑 / 성백군

조회 수 152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숨은 사랑 / 성백군

 

 

제철이라고

귀농 친구가 사과 한 상자 보내왔다

그중 가장 빨갛고 튼실한 것으로 한 알 골라

쪼개 본다. 확 드러나는

뽀얀 속살 속 선명한 하트 무늬

 

사랑의 표시다

중심에서 꼼지락거리는 것 같은 까만 씨앗들은

사랑의 잉태가 틀림없는데

무에 그리 부끄러운지 숨어 있구나

 

자랑할 만한데

몇 자 적은 메모지 한 장쯤은 있을 만도 한데

서운하다. 고맙다. 뭐 이런 너스레들

허접스러우면서도 달콤하고 허전하면서도 아린 것들이

내 가슴을 치고 지나가는데

눈 씻고 봐도 친구의 생색내기는 보이지 않고,

 

드디어 해냈구나

그동안 한겨울 혹한을 참아 내고

꽃샘추위 시샘도 이겨 내고

가뭄도, 장마도…,

친구여, 부지런한 자네 앞에서는 이런 것들은

한갓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했다고

와삭!

자네의 정성과 애틋한 마음이 내 혀끝에서

달콤하고 새콤하고 빨갛게 익는구나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41 태아의 영혼 성백군 2014.02.22 154
940 봄 편지 / 성백군 하늘호수 2018.04.17 154
939 이스터 달걀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4.26 154
938 그때 그렇게떠나 유성룡 2006.03.11 153
937 여지(輿地) 유성룡 2007.04.02 153
936 향기 퍼 올리는 3월 강민경 2012.08.09 153
935 강설(降雪) 하늘호수 2016.03.08 153
934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53
933 시조 뒷모습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6.26 153
932 거룩한 부자 강민경 2017.04.01 153
931 그리움이 익어 강민경 2017.10.08 153
930 꽃의 결기 하늘호수 2017.05.28 153
929 여행-고창수 file 미주문협 2017.06.29 153
928 네 잎 클로버 하늘호수 2017.11.10 153
927 꽃이니까요! – 泌縡 김원각 泌縡 2020.03.24 153
926 시조 독도 -해 / 천숙녀 file 독도시인 2021.07.22 153
925 봄꽃, 바람났네 / 성백군 하늘호수 2022.05.11 153
924 죄인이라서 성백군 2006.03.14 152
923 세상 인심 강민경 2013.04.10 152
922 해 바람 연 박성춘 2008.01.02 152
Board Pagination Prev 1 ... 62 63 64 65 66 67 68 69 70 71 ... 114 Next
/ 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