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3.17 15:20

3월은, 3월에는

조회 수 13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3월은, 3월에는 / 성백군

 

 

땅이

악을 쓰는 소리

어미가 새끼를 낳나 봐요

 

안 들린다고 해서

흙이 갈라지고 벌거벗은 나뭇가지가 찢어지고 하면서

싹이 돋을 때 나는 소리가 없겠어요

안 보인다고 해서

산혈(産血) 터지고 눈물이 방울방울 맺힘이 없겠어요

아픔이 너무 크면

아무것도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는데요

 

당신이 남편이면

조심하세요

아내의 산실에 함부로 들어갔다가는

맞고 할퀴고 물리고 꼬집히고……

그동안 아내에게 못 한 것, 잘한 것, 사랑한 것까지

다 합쳐서 곤욕을 치를 겁니다

미워서도 아니에요. 사랑해서도 아니에요

생명이 태어날 때는

그저 그렇게 하지 아니하면 안 되기 때문에

땅이 그러는 그래요

 

그늘 밑 눈[] 달래 보내고

꽃샘추위 눈치 보며 살금살금 기어 나오고……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나면

아빠처럼 훈풍이 어루만지고

엄마처럼 해가 볕을 모아 호호 불며 입김으로 품어주지요

싹이 사람이 아니라고 그저 흘려보내지 말아요

3월은 자연의 산실이에요

산실 속에 들어와 고생도 하고 훈훈한 정도 느껴봐요

 

당신이 남자라면

3월에는 여자가 되어보는 건 어때요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958 10월이 오면/ 김원각-2 泌縡 2020.12.13 142
957 11월에 핀 히비스커스 (Hibiscus) / 김원각 泌縡 2020.11.26 75
956 11월의 이미지 강민경 2015.11.13 160
955 11월이 왔으니 / 성백군 하늘호수 2020.11.03 120
954 12월 강민경 2018.12.14 63
953 12월을 위한 시 - 차신재, A Poem for December - Cha SinJae 한영자막 Korean & English captions, a Korean poem 차신재 2022.12.20 154
952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4.12.16 283
951 12월의 결단 강민경 2016.12.26 165
950 12월의 이상한 방문 하늘호수 2015.12.19 187
949 12월이 기억하는 첫사랑 강민경 2015.12.06 190
948 2014년 갑오년(甲午年) 새해 아침에 이일영 2013.12.26 278
947 2017년 4월아 하늘호수 2017.04.26 102
946 2021년 12월의 문턱에서 / 성백군 1 하늘호수 2021.12.21 179
945 2024년을 맞이하며 tirs 2024.01.02 47
944 2월 이일영 2014.02.21 151
943 2월 하늘호수 2016.02.24 141
942 2월의 시-이외수 file 미주문협 2017.01.30 445
941 3시 34분 12초... 작은나무 2019.03.21 242
940 3월-목필균 오연희 2016.03.09 441
» 3월은, 3월에는 하늘호수 2016.03.17 13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49 Next
/ 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