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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사평역에서 (다시는 오지않는 기차)

2008.11.30 08:14

박영호 조회 수:405 추천:19



      별빛에게 부치는 편지<5>



      임시인님,

      임시인님은 열심히 다녀가시는데,
      저는 요사이 서재를 가끔 드려다만 볼 뿐,
      답글이나 메일 답도 제대로 못하고
      빈둥거리고만 있었습니다.
      가끔 가다 그럴 때가 있지요?
      그냥 만사가 귀찮고...
      매사에 그냥 맥이 풀리고..
      그저 매사가 아득해지기만 하고
      마음이 그냥 허해만 지는거 말입니다.
      계절탓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답글을 제 때에 드리지 못한 변명을 하다보니
      공연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빕니다.

      <쿨 에디트>는 진즉 서울 친구가
      자료를 보내 주었지만,
      프로그램이 깔리지 않아 실행을 못해보고
      그대로 밀쳐두고 있습니다.
      친구가 다시 CD를 보내 준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임시인님이 실어주신 기차역이나 기적소리는
      우리 젊은날들을 생각나게 하는 말그대로
      흑백 사진과도 같은 음울의 상징입니다.
      아래의 영상은 수년 전에
      친구에게 보내려고 만든 것으로
      제 자료실에 있던 것을 옮겨온 것입니다.

      환절기에 부디 임시인님 감기 조심하시고
      고운 음성 상할세라 늘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박영호 드림









      다시 오지않는 기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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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마득하게 잊어가던 옛 기억이 아련하게 떠오릅니다.
      학창시절 교실 창밖으로 내다 보이던 운동장 앞 철뚝길을 따라 북행
      열차가 매일같이 지나가곤 했었지요.
      그 때마다 저도 그 기차를 따라 어딘가 먼 북녘으로 떠나는 긴 여로
      의 꿈을 꾸곤 했었지요.
      그러던 것이 고교를 졸업하고나서는 북녁이 아닌 남쪽 바다의 깊은
      섬을 찾아가게 되었지요. 그리고 그곳에서 또 다시 매일같이 북녘
      노을을 바라보면서 자꾸 멀리 뭍으로 떠나는 꿈만 꾸고 있었지요.
      그러다가 드디어 그곳을 떠나 그리도 나를 유혹하던 북녘으로 떠나
      올 수 있었지요. 그러나 번잡한 도시는 나에게 또다른 고독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교외선을 타고 홀로 서오능이나 태능
      숲속을 찾아가곤 했고, 그러다가 끝내는 저는 남행열차를 타고 내려
      가고, 나를 기다리던 그미는 북행열차를 타고 올라와, 중간 도시인
      자정의 대합실에서 만나 함께 밤을 지새곤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어디선가 기적 소리가 들리면 그 때가 떠오르고,
      가슴이 아립니다.
      미를 인내(?) 할 수 있었던 제 순진함이 이제는 제 가슴을 칩니다.
      가슴을 아파보지 않고서는 참으로 사랑을 했다 말할 수 없지요.
      일종의 슬픈 사랑이 남긴 회한에 대한 우련의 슬픔입니다.
      지금도 눈을 감으면 멀리 사라져가던 기차 꼬리가 보이고,
      긴 기적소리가 가슴을 칩니다. 이제는 이 세상에 없는 사람,
      별빛같은 사랑, 그렇게 슬픈 사랑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저 밤하늘
      의 별빛처럼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