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애-가리마
2019.12.31 18:20
가리마
박인애
평생 한길만 고집했다
꼬챙이 빗으로 정확하게 금 그어 편을 가르고
한 올만 넘어와도 쌈질을 해댔다
반듯해야 가오가 선다고
태양을 이고 살아 구릿빛이 된 두피
지친 머리칼도 하나둘 집 떠나
속알머리 없는 여자 됐다
다른 길을 열었다
머리칼이 곤두섰다
익숙한 자리가 그리운지
실핀을 꽂아도 기어 나왔다
억수로 징한 것이
한 우물 파고 산 제 주인 닮았다
빌려올 머리카락이 남아 다행이다
그마저도 없어지면 종전이다
가르고 말 게 없으니
완벽한 통일이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26 | 스턴트 맨 / 서연우 | 미주 | 2023.11.02 | 28 |
525 | 하루가 산다 / 김준철 | 미주 | 2023.12.31 | 29 |
524 | 프리지아 멜랑콜리아 / 전희진 | 미주 | 2024.04.30 | 30 |
523 | 만세 (시조) / 최연무 | 미주 | 2023.12.01 | 35 |
522 | 반성문 / 오문강 | 미주 | 2023.10.01 | 38 |
521 | 능소화-김기숙 | 미주문협 | 2022.10.19 | 39 |
520 | 박영숙영-창안과 창밖 | 미주문협 | 2020.08.03 | 41 |
519 | 눈-최경희 | 미주문협 | 2021.01.19 | 41 |
518 | 이창범-연어의 강 | 미주문협 | 2020.07.02 | 42 |
517 | 고백 (디카시) 성민희 | 미주 | 2023.05.01 | 42 |
516 | 바람의 발자국 / 박정순 | 미주 | 2024.03.01 | 44 |
515 | 김영수-紅梅 | 미주문협 | 2020.01.18 | 44 |
514 | 이창범-정안수 | 미주문협 | 2021.11.01 | 45 |
513 | 사모곡-김희원 | 미주문협 | 2021.12.17 | 45 |
512 | 가끔, 시를 쓰는 일은 / 이창윤 | 미주 | 2023.06.30 | 45 |
511 | 손용상-다시 일어나면 되잖아 | 미주문협 | 2022.05.31 | 47 |
510 | 현은숙-붉은비 | 미주문협 | 2021.06.02 | 47 |
509 | 아직은 / 시조 김기숙 | 미주 | 2023.05.18 | 48 |
508 | 콩나물 해장국 / 서외자 | 미주 | 2023.07.15 | 48 |
507 | 무응답도 응답이다 / 오정방 | 미주 | 2023.04.17 | 4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