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 / 정용진
2011.03.20 14:16
텅 빈 하늘에서
눈이 내리는 엄동설한
동구 밖에 벗고선 선 나무들이
찬 눈을 맞고 있다.
언 가슴속에는
소리 없이 늘어나는
또 하나의 연륜(年輪).
잉태한 내일을 쏟아내려는 고뇌는
탄생의 고통인저.
그대는 오늘도 잘 견디나니
꽃다운 내일로 피거라.
창 밖에는
매서운 바람을 전신(全身)에 맞으며
생명의 망울을 터뜨리려
아픔을 참고 몸을 뒤척이는
홍매화 한그루가
외롭게 떨고 있다.
곧
너를 향해
향기로운 봄이 오리라
찬란한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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