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코펠리 피리소리 - 박영호
2005.02.20 13:24
코코펠리 피리 소리
밤늦게 글 없는 책을 보다가 달아난 글자들을 찾아 미궁속으로 들어가 헤매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따라 해변으로 나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나는 비로소 바다를 향해 긴 휘파람을 불다가 불다가,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내 휘파람 소리와도 같은 코코펠리 피리 소리에 홀리고, 나는 마침내 빛깔 고운 사바나를 두른 나귀를 타고 뚜벅 뚜벅 고국의 붉은 가을산을 찾아간다.
천상같은 무주 구천동, 내장산 단풍보다 더 빛이 곱다는 설악산 피빛 단풍그늘을 찾아 들어가, 오색 풀어놓은 찬물 속에 두 손도 담그고, 쪽빛 하늘도 보면서 이 세상에 없는 빛깔도 보고, 달 같은 내 여인도 만나, 소매끝에 숨겨간 이 세상 고운 빛깔조각도 두 손에 쥐어도 주고, 손을 마주잡고 달밝은 산정을 오른다.
오, 달 떠오르는 산정, 꿈속에 꾸는 꿈, 푸른 안개 덮인 밤바다와도 같은 아득한 산해 (山海)의 모습, 그 속을 떠도는 한조각 구름같은 나, 어쩌면 전생을 다시 사는 것도 같고, 저승을 미리 사는 것도 같은 천상의 꿈속에서 나는 잠시 몽환을 즐긴다
코코펠리(Cocopelle)ㅡ 행운을 불러온다는 길고 큰 피리를 불고 다녔다는 전설 속의 키작은 곱사 원주민.
사반나 ㅡ 나귀 등을 덮는 빛깔 고운 두꺼운 천
밤늦게 글 없는 책을 보다가 달아난 글자들을 찾아 미궁속으로 들어가 헤매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파도 소리를 따라 해변으로 나가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나는 비로소 바다를 향해 긴 휘파람을 불다가 불다가, 문득 어디선가 들려오는 내 휘파람 소리와도 같은 코코펠리 피리 소리에 홀리고, 나는 마침내 빛깔 고운 사바나를 두른 나귀를 타고 뚜벅 뚜벅 고국의 붉은 가을산을 찾아간다.
천상같은 무주 구천동, 내장산 단풍보다 더 빛이 곱다는 설악산 피빛 단풍그늘을 찾아 들어가, 오색 풀어놓은 찬물 속에 두 손도 담그고, 쪽빛 하늘도 보면서 이 세상에 없는 빛깔도 보고, 달 같은 내 여인도 만나, 소매끝에 숨겨간 이 세상 고운 빛깔조각도 두 손에 쥐어도 주고, 손을 마주잡고 달밝은 산정을 오른다.
오, 달 떠오르는 산정, 꿈속에 꾸는 꿈, 푸른 안개 덮인 밤바다와도 같은 아득한 산해 (山海)의 모습, 그 속을 떠도는 한조각 구름같은 나, 어쩌면 전생을 다시 사는 것도 같고, 저승을 미리 사는 것도 같은 천상의 꿈속에서 나는 잠시 몽환을 즐긴다
코코펠리(Cocopelle)ㅡ 행운을 불러온다는 길고 큰 피리를 불고 다녔다는 전설 속의 키작은 곱사 원주민.
사반나 ㅡ 나귀 등을 덮는 빛깔 고운 두꺼운 천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366 | 부활을 꿈꾸는- 장태숙 | 미문이 | 2004.07.29 | 313 |
365 | 눈물은 성수입니다 / 지희선 | 미문이 | 2007.11.28 | 312 |
364 | 희망의 뿌리는 어디에도 있다 - 강학희 | 미문이 | 2005.10.24 | 310 |
363 | 소망이여 온 땅에 - 조옥동 | 미문이 | 2005.12.26 | 309 |
362 | 소냐를 생각하면서-고대진 | 미문이 | 2007.01.22 | 308 |
361 | 홍수 - 석정희 | 미문이 | 2005.09.04 | 308 |
360 | 경험하지 못한자에게 필요한 침묵/ 노기제 | 관리자_미문이 | 2011.06.14 | 302 |
359 | 내 몸은 눈물이다 / 장정자 | 관리자_미문이 | 2011.02.27 | 300 |
358 | 고향의 봄 / 권태성 | 관리자_미문이 | 2011.05.16 | 297 |
357 | 허리 수술 2 -김동찬 | 미문이 | 2007.01.09 | 297 |
356 | 이윤홍-그냥 사랑이면 어때 | 미주문협 | 2017.03.15 | 295 |
355 | 그해 겨울 - 김명선 | 미문이 | 2005.05.08 | 294 |
354 | 바다 이야기 / 윤석훈 | 관리자_미문이 | 2011.09.06 | 293 |
353 | 눈에 콩 까풀을 쓰고 / 박봉진 | 관리자_미문이 | 2012.03.26 | 291 |
352 | 인형의 눈 / 이월란 | 관리자_미문이 | 2011.10.03 | 291 |
351 | 왕복없는 하늘길 / 석정희 | 관리자_미문이 | 2011.08.01 | 290 |
» | 코코펠리 피리소리 - 박영호 | 미문이 | 2005.02.20 | 290 |
349 | 천사들의 도시 / 김학천 | 관리자_미문이 | 2012.12.24 | 289 |
348 | 고해 / 최영숙 | 미문이 | 2008.02.13 | 289 |
347 | 국화 옆에서 - 오연희 | 미문이 | 2004.10.24 | 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