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그 울림속으로 / 장정자
2010.03.08 11:57
삶이 그토록 지치고 힘겨울 때
내 옆에 다가와
말 없이
그저 말 없이
어깨 감싸안아 주던
따뜻한 손길 하나
그것으로
무언 아닌 유언으로
단지
이생의 오가는 곁길에서
이것으로 마지막 길목을 작별하는
몸짓은
기둥 뒤에 숨어 울고 있음을
애써 외면하는
이제
언제 만날는지
알 길 없는 기나긴 이별 앞에 서서
태연히
일상의 그늘로 스며 들어감은
지독한 현실의 무게로 인한
의무라든지
속박이라 해도 좋을
또 다른 자유를 향해
운다는 것도 사치 같아서
감추고
내 한 쪽 깊은 심중에 켜켜이 모아두고
언제인지도 모를 그 먼 날에
꺼내어 보고서야
그대 갈 길 다 가고
빈 허공
말 없이 올려보는 아픔은
이별 앞에서 울림으로
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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