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
2010.11.30 12:33
꼬막
땡땡 언 꼬막을
회동 시킨다
안으로안으로 모았던 힘
스르륵 풀어 버리고
생살 드러낸 채로 눈길을 받자
남새스러운 양 아랫도리 오므린다
먼 바다 건너와
다문다문 허망 감추고
얇은 입술 살려내
차박차박 뱉어내는 멍울
오랜동안 굳은 몸이
순환에 장애를 받는지
묻혀온 뻘이 숨가쁘다
너처럼 꼬막을 좋아하리
미국은 이런 것도 없을 텐데
꽁꽁 얼려 싸고 또 싸서 넣어준 꼬막
아까워서
아까워서 못먹고 얼려두었다
오늘에야 꺼냈다
꼬막만 보면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어머니
똘망똘망하지도 않는
순하디 순한 딸
물건너 보내 놓고
어느 시장 통
좌판 앞에 멈춰 선 채
나 보듯
꼬막 바라보고 계실른지...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43 | 디아스포라의 밤 | 정국희 | 2011.01.02 | 696 |
42 | 놋그릇 | 정국희 | 2009.08.15 | 705 |
41 | 포쇄 | 정국희 | 2011.09.25 | 711 |
40 | 데쓰 벨리 | 정국희 | 2010.01.14 | 712 |
39 | 나이 값 | 정국희 | 2012.02.21 | 717 |
38 | 불면으로 뒤척이다 | 정국희 | 2008.09.18 | 723 |
» | 꼬막 | 정국희 | 2010.11.30 | 724 |
36 | 가재미의 말이다 | 정국희 | 2009.08.20 | 727 |
35 | 멸치젖 | 정국희 | 2009.08.15 | 728 |
34 | 청실홍실 | 정국희 | 2011.04.07 | 730 |
33 | 파도 | 정국희 | 2008.11.19 | 731 |
32 | 단전호흡 | 정국희 | 2012.02.09 | 732 |
31 | 마네킹 | 정국희 | 2012.02.29 | 743 |
30 | 백석의 시 /고방/ 감상 | 정국희 | 2016.11.23 | 751 |
29 |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 정국희 | 2010.08.07 | 776 |
28 | 바람 | 정국희 | 2012.02.03 | 780 |
27 | 아줌마라 불리는 여자 | 정국희 | 2009.09.06 | 781 |
26 | 색 | 정국희 | 2010.02.19 | 781 |
25 | 횡죄 | 정국희 | 2010.02.04 | 783 |
24 | 여자 마음 | 정국희 | 2010.07.23 | 7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