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등본 -신용목

2011.03.13 10:13

한길수 조회 수:221 추천:21



무너진 그늘이 건너가는 염부 너머 바람이 부리는 노복들이 있다 언젠가는 소금이 雪山처럼 일어서던 들 누추를 입고 저무는 갈대가 있다 어느 가을 빈 둑을 걷다 나는 그들이 통증처럼 뱉어내는 새떼를 보았다 먼 허공에 부러진 촉 끝처럼 박혀 있었다 휘어진 몸에다 화살을 걸고 싶은 날은 갔다 모든 謀議가 한 잎 석양빛을 거느렸으니 바람에도 지층이 있다면 그들의 화석에는 저녁만이 남을 것이다 내 각오는 세월의 추를 끄는 흔들림이 아니었다 초승의 낮달이 그리는 흉터처럼 바람의 목청으로 울다 허리 꺾인 家長 아버지의 뼈 속에는 바람이 있다 나는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1974년 경남 거창 출생 서남대학교 국문과 졸업 2000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 등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93,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