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떼들에게로의 망명 -장석남

2011.04.03 10:05

한길수 조회 수:508 추천:23



1 찌르라기떼가 왔다 쌀 씻어 안치는 소리처럼 우는 검은 새떼들 찌르라기떼가 몰고 온 봄 하늘은 햇빛 속인데도 저물었다 저문 하늘을 업고 제 울음 속을 떠도는 찌르라기 속에 환한 봉분이 하나 보인다. 2 누군가 찌르라기 울음 속에 누워 있단 말인가 봄 햇빛이 너무 뻑뻑해 오래 생각할 수 없지만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나는 저 새떼들이 나를 메고 어디론가 가리라, 저 햇빛 속인데도 캄캄한 세월 넘어 자기 울음 가파른 어느 기슭엔가로 데리고 가리라는 것을 안다 찌르라기떼 가고 마음엔 늘 누군가 쌀을 안친다 아무도 없는데 아궁이 앞이 환하다. 1965년 경기도 덕적 출생 1986년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 졸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1991년 김수영문학상 수상 계간「황해문화」편집장 주요작품 :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맨발로 걷기」가 당선되어 시단에 나온 이후 『새떼들에게로의 망명』(문학과지성사, 1991),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문학과지성사, 1995), 『젖은 눈』(솔, 1998), 『왼쪽 가슴 아래께 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 2001) 등의 시집과 산문집으로 『물의 정거장』 (이레, 2000)이 있다. 김수영 문학상(1991), 현대문학상(1999) 등을 수상하였 으며 영화(성철)에 배우로 출연한 적도 있다. 수상 :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회원:
0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1
어제:
0
전체:
93,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