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시론 - 내 시를 말한다’
2014.05.20 07:20
‘500자 시론 - 내 시를 말한다’
자연을 노래하거나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는 일도 좋지만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걸 믿는다. 내가 추구하는 시세계는 은은한 향이 스며나는 글을 갈구한다. 사람들과 부대끼며 더불어 사는 세상이니까 꽃이 진다고 슬퍼하는 일보다 사람이 만든 스스로의 굴레를 이겨내기 위해 누구나 성장 통을 앓듯 어려움도 겪는 삶이 보편하니 평범하게 사는 걸 추구한다.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사람들은 여러 이유로 조국을 떠나 지구 어느 나라 어느 곳에서 디아스포라의 문화적 충돌을 겪고 산다. 일시적인 기간이 아닌 뿌리를 내리는 일이며 그건 후세를 위해 정신적, 물질적 희생이 불가피하다. 풍요속의 정신적 빈곤을 느끼게 된다. 조국이 아닌 해외에서 열심히 사는 교포들의 삶을 시(詩)로 옮겨 보고 싶다. 어려운 여건 속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다. 내가 사는 미국의 이국서정을 담아내고, 험한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시라는 대상으로 그려내고 싶다. 길 잃었을 때의 누군가 손 내밀어 줄때처럼 인간적인 서정을 그려내고,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데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직간접적인 경험을 진솔한 글로 승화 시키고 싶다. 주류사회에 혼합되지 못하는 삶도 희망의 결실을 맺어질 수 있도록 이민자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다. 이런 마음을 어떻게 시적 메타포로 표현될지 갈구하며 글을 쓴다. 내 시에는 진한 꽃향기가 아니라 고약한 사람의 땀 냄새가 베어나기를 간절하게 원하다.
-2013년 <빈터> 겨울호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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