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현경/석좌교수

2006.05.06 14:17

김영교 조회 수:390 추천:33

 석좌 교수가 너무 많다. 석좌가 무엇인가? 돌로 만든 좌석이라는 말인가? 알 수 없는 지식의 남용, 존경의 남용, 윗자리 남용, 높은 자리 남용, 온통 남용 뿐이다.
 석좌교수 자리가 그리 쉬운가. 노벨상이라도 거머쥐었다든지 과학의 진보를 100년 쯤 앞당겼다든지의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그래서 각 대학에서 한 명 아니면 두 대학교에서 한 명 정도의 학문 깊은 사람에게 주는 명예여야지, 툭하면 석좌 타령이다. 흔해 빠진 석좌, 차라리 대학의 `정교수' 정도이면 석좌라고 호칭을 해 버리고 진실로 석좌에 해당하는 석좌교수 이름은 `유명세가 싫은 교수'라고 명명함이 어떨까.
 황아무개 교수처럼 미국이나 서방 학계에서 인정을 획득한 사람이면 또 모를까, 기자생활 몇년 했다고 `대기자'요 석좌 교수라, 소설 몇 편 시 좀 썼다고 석좌요, 영화 감독 이름 있다고 석좌 등으로 석좌가 너무 많이 낭비되고 있다. 일본이나 독일의 예는 어떨까? 일본이나 독일 대학의 교수는 상당한 수준의 지식 축적이 된 인물들이라는데 한국은 또 무슨 교수가 그리 많은지 교수도 많고 석좌도 많은 나라 문제가 있고 빈틈이 있게만 느껴진다.
 학문의 품위를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 나이 환갑도 되지 못하여 원로 행세를 하려드는 애늙은이들. 예나 지금이나 학문이나 덕, 진리를 향한 구도는 60살 되어서야 겨우 철 나는 법을 아직도 모르는가. 그래서 子曰, 耳順이라 하지 않던가.
 하기야 오륙도, 사오정 타령을 하는 철 없는 친구들 주변에서 60살에 철이 나느니 하는 말은 망령으로 들릴 수도 있으리라. 엊그제 어느 목사님 가로되, 최소한 60살은 되었을 때 담임 목사 되어야 하고 그 이전에는 부목사, 기관담당 목사, 보좌 목사 등으로 담임 목사를 보필하는 직무에 만족해야 한다하여 박수를 받더라.
 우리들의 주변을 사려 깊은 마음으로 한번씩 되돌아 보라. 세상이 적절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잘 돌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무엇엔가 미쳐 있는지 말이다.
 깊이 있는 통찰력, 늘 자기 부족을 알아 겸양의 미덕을 보이며 더 큰 것을 향하여 치열한 탐구를 할 수 있는 학도들이 많이 일어나야 하겠다.
 이제부터는 어설픈 석좌는 쉽게 나오지 말 것이며, 자기 자리가 석좌가 아니다 싶으면 고달픈 그 자리, 부끄럽기도 한 그 자리에서 벗어나 배움에 더욱 매진하는 진리 탐구의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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