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이제는 / 김영교
2011.09.05 04:29
텃밭, 이제는
-<처음답다>에 부처 (축하 메시지)
우리는
세상 재미에 취하여
소음에 갇혀
마음 끄고 눈 닫아
의미 몰라 헤맨 여정 속에 있었네
우리는
저마다의 원대한 꿈을 안고
고통의 벼랑, 깊은 상처의 강을 건너
사우스 베이 광야 한 구석
글사랑에 목마른 씨앗으로 모였네
하늘이 드높은 10월 어느 날
다가온 한 가닥 시치유의 맑은 바람은
창작의 새벽을 활짝 열어주었네.
글사랑 작은 농부들 텃밭 일구어
제각기 다른 첨예한 쟁기를 들고
의식을 심고 습작의 물을 주며
신뢰의 동아리 문학인의 발돋음으로
시 (詩)가 움트고 수필가지 뻗어
건조한 이민 마당에 기쁨의 잎새 높푸르네
지금 텃밭은
걱정의 잡초 사라지고
최선을 다하는 흙 알갱이는 낮게 부서져
쓰고 읽고 많이 생각하는 텃밭
햇빛 쏟아지는 글 정원 주인농부들 되었네
줄기차게 솟는 의욕과 화평의 꽃은
인내 끝에 피어나
향기 높아 주위를 아름답게 감동 주는
탐스런 꽃, 청초한 꽃들 잔치 벌이는
이제 텃밭은
평화의 텃밭, 다 다른 색깔과 향기 높은
문학꽃 피어나는 옥토가 되었네
우리들의 이야기
-장미꽃 바구니에 담아
리돈도 비치 <케로스>
뒤풀이 그 자리에 나타난
장미꽃 바구니 하나는
콩콩 뛰는 그녀의 빨강 심장
뜨겁게 자지라드는 색깔에 묻혀
보일 듯 말듯 작은 미소 찍어
저 강열한 흡인력의 눈빛에 정면대면
전혀 예기치 않은 몸매무새
큰 침묵을 삼킨 후
토해내는 글 다발들, 알맞는 시간에
바구니 가득 글 향기 가슴에 품어
뜨겁게 발효한다
주차장엔 어울리지 않는 비
옷이 젖어
그리움에 젖어
불숙 손 잡아주는 따스한 체온
글사랑 바구니 가득 주르륵
활자낚시는 나를 건지고
내일을 건지고
내일 안에 있는 시를 건지고
장미꽃 바구니 희망 바구니
세상을 건지는 햇빛 바구니
글 꽃 눈부시다.
------------------------------
잃어버린 시 / 김영교
언제가 부터 실향민이 되어버렸네
지도에도
사이트에도
찾을 수 없던 잃어버린 시
'고향바다'
'YTN'이 던진 지구바다 낚시에
대어 '고향바다'가 잡혔다
가출한 미아(迷兒) 시가 돌아왔다
귀가한 '고향바다'에 안겨
한참을 그리도 오래 동안
젖가슴을
송두리체 더듬고 있었다.
고향바다 / 김영교
하늘이 높푸른 오늘 같은 날
고향바다 떠오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내 안에 있는 다도해
잠을 자도 들리는
내 안에 있는 남해 파도소리
뒤 돌아서면 따라와 손잡는
장승포 흰 모랫벌
그 물빛, 그 파도,
그 모랫벌처럼 깨끗이
나를 씻고 키워
세상에 내 보내 준 어머니
밤마다 찾아와
그리움의 몸짓으로
철썩철썩 깨워
세상 먼지 털어준다
낯선 별빛 아래
늘 빈 가슴
하늘 저 멀리 출렁거려도
마르지 않는 향수
어느덧
고향바다 앞에
바람 먹으며 서 있다.
============================
수필
잊혀지지 않는 말 한마디
오리농장을 하는 친구가 있다. 무척 사랑하던 집오리가 어느 날 야생오리 떼를 따라 집을 나갔다.
자식처럼 키운 가출한 오리 두 마리가 얼만큼 시일이 지나 네 마리의 야생오리를 거느리고 금의환향 하자
돌아온 탕자를 반긴 친구의 기쁨을 들었다.
야생 먹이 사냥에 훈련이 안된 그 오리는 다시 들어올 수밖에 없었을까.
뒤뚱거리며 농장을 안내하는 풍경이 너무 평화스러워 보이더라고 친구는 대견해 했다.
주인과 가축의 관계 이상이었다.
사랑의 보금자리를 벗어날 수 가 없었던 것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옆집에 애답지 않은 딸애를 가진 가족이 이사를 왔다.
물들까 염려하며 그 애와 못 놀도록 우리 애들을 격리시키려 했다.
이 소문 나쁜 아이는 어쩌다가 우리집 강아지와 친해지더니 주일이면 어김없이 우릴 따라나선다.
시간이 가면서 변화되어 가더니 노랗게 물감 드린 머리는 자취를 감추고 짧고 짧은 옷차림뿐만 아니라
말씨와 걸음걸이에까지 그 변화의 범위를 넓혀 갔다.
물론 담배도 끊었다고 들었다.
염불 같은 이상한 음악도 더 이상 담 넘어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많은 것을 느끼면서 나의 편견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단 둘이 살던 엄마가 재혼을 하자 딸아이는 상처를 입고 반항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숙제도 도와주고 먹을 것도 가져다주며 동생처럼 돌봐준 우리 집 두 녀석이 대견스러웠다.
아무도 야생오리의 입성을 상상 못했고 이웃 애의 변화도 예측 밖이었다.
물든 것은 바로 이웃 아이였다. 이처럼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랑이란 바구니 안에서는.
"엄마, 엄마는 왜 우리가 그애 나쁜 물든다고 생각해요? 그애가 우리 좋은 물이 들면 되지..."
큰 녀석의 어릴적 대화 한 마디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많은 세월이 흐르고 소식이 끊긴 채 떠나간 그 아이, 지금쯤 어른이 되어 어떻게 변했을까?
그애를 돌보아주던 그 때의 우리집 큰애는
주님의 아들로 세움을 받고 파사디나에 있는 원보이스 교회를 개척하고
문제 가정을 상담하며 신앙의 성장을 돕는 목회자가 되어
한 인간 한 영혼 구원에 헌신하고 있다.
할렐루야!
-<처음답다>에 부처 (축하 메시지)
우리는
세상 재미에 취하여
소음에 갇혀
마음 끄고 눈 닫아
의미 몰라 헤맨 여정 속에 있었네
우리는
저마다의 원대한 꿈을 안고
고통의 벼랑, 깊은 상처의 강을 건너
사우스 베이 광야 한 구석
글사랑에 목마른 씨앗으로 모였네
하늘이 드높은 10월 어느 날
다가온 한 가닥 시치유의 맑은 바람은
창작의 새벽을 활짝 열어주었네.
글사랑 작은 농부들 텃밭 일구어
제각기 다른 첨예한 쟁기를 들고
의식을 심고 습작의 물을 주며
신뢰의 동아리 문학인의 발돋음으로
시 (詩)가 움트고 수필가지 뻗어
건조한 이민 마당에 기쁨의 잎새 높푸르네
지금 텃밭은
걱정의 잡초 사라지고
최선을 다하는 흙 알갱이는 낮게 부서져
쓰고 읽고 많이 생각하는 텃밭
햇빛 쏟아지는 글 정원 주인농부들 되었네
줄기차게 솟는 의욕과 화평의 꽃은
인내 끝에 피어나
향기 높아 주위를 아름답게 감동 주는
탐스런 꽃, 청초한 꽃들 잔치 벌이는
이제 텃밭은
평화의 텃밭, 다 다른 색깔과 향기 높은
문학꽃 피어나는 옥토가 되었네
우리들의 이야기
-장미꽃 바구니에 담아
리돈도 비치 <케로스>
뒤풀이 그 자리에 나타난
장미꽃 바구니 하나는
콩콩 뛰는 그녀의 빨강 심장
뜨겁게 자지라드는 색깔에 묻혀
보일 듯 말듯 작은 미소 찍어
저 강열한 흡인력의 눈빛에 정면대면
전혀 예기치 않은 몸매무새
큰 침묵을 삼킨 후
토해내는 글 다발들, 알맞는 시간에
바구니 가득 글 향기 가슴에 품어
뜨겁게 발효한다
주차장엔 어울리지 않는 비
옷이 젖어
그리움에 젖어
불숙 손 잡아주는 따스한 체온
글사랑 바구니 가득 주르륵
활자낚시는 나를 건지고
내일을 건지고
내일 안에 있는 시를 건지고
장미꽃 바구니 희망 바구니
세상을 건지는 햇빛 바구니
글 꽃 눈부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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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 / 김영교
언제가 부터 실향민이 되어버렸네
지도에도
사이트에도
찾을 수 없던 잃어버린 시
'고향바다'
'YTN'이 던진 지구바다 낚시에
대어 '고향바다'가 잡혔다
가출한 미아(迷兒) 시가 돌아왔다
귀가한 '고향바다'에 안겨
한참을 그리도 오래 동안
젖가슴을
송두리체 더듬고 있었다.
고향바다 / 김영교
하늘이 높푸른 오늘 같은 날
고향바다 떠오른다
눈을 감아도 보이는
내 안에 있는 다도해
잠을 자도 들리는
내 안에 있는 남해 파도소리
뒤 돌아서면 따라와 손잡는
장승포 흰 모랫벌
그 물빛, 그 파도,
그 모랫벌처럼 깨끗이
나를 씻고 키워
세상에 내 보내 준 어머니
밤마다 찾아와
그리움의 몸짓으로
철썩철썩 깨워
세상 먼지 털어준다
낯선 별빛 아래
늘 빈 가슴
하늘 저 멀리 출렁거려도
마르지 않는 향수
어느덧
고향바다 앞에
바람 먹으며 서 있다.
============================
수필
잊혀지지 않는 말 한마디
오리농장을 하는 친구가 있다. 무척 사랑하던 집오리가 어느 날 야생오리 떼를 따라 집을 나갔다.
자식처럼 키운 가출한 오리 두 마리가 얼만큼 시일이 지나 네 마리의 야생오리를 거느리고 금의환향 하자
돌아온 탕자를 반긴 친구의 기쁨을 들었다.
야생 먹이 사냥에 훈련이 안된 그 오리는 다시 들어올 수밖에 없었을까.
뒤뚱거리며 농장을 안내하는 풍경이 너무 평화스러워 보이더라고 친구는 대견해 했다.
주인과 가축의 관계 이상이었다.
사랑의 보금자리를 벗어날 수 가 없었던 것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옆집에 애답지 않은 딸애를 가진 가족이 이사를 왔다.
물들까 염려하며 그 애와 못 놀도록 우리 애들을 격리시키려 했다.
이 소문 나쁜 아이는 어쩌다가 우리집 강아지와 친해지더니 주일이면 어김없이 우릴 따라나선다.
시간이 가면서 변화되어 가더니 노랗게 물감 드린 머리는 자취를 감추고 짧고 짧은 옷차림뿐만 아니라
말씨와 걸음걸이에까지 그 변화의 범위를 넓혀 갔다.
물론 담배도 끊었다고 들었다.
염불 같은 이상한 음악도 더 이상 담 넘어 들려오지 않았다.
나는 많은 것을 느끼면서 나의 편견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단 둘이 살던 엄마가 재혼을 하자 딸아이는 상처를 입고 반항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숙제도 도와주고 먹을 것도 가져다주며 동생처럼 돌봐준 우리 집 두 녀석이 대견스러웠다.
아무도 야생오리의 입성을 상상 못했고 이웃 애의 변화도 예측 밖이었다.
물든 것은 바로 이웃 아이였다. 이처럼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랑이란 바구니 안에서는.
"엄마, 엄마는 왜 우리가 그애 나쁜 물든다고 생각해요? 그애가 우리 좋은 물이 들면 되지..."
큰 녀석의 어릴적 대화 한 마디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많은 세월이 흐르고 소식이 끊긴 채 떠나간 그 아이, 지금쯤 어른이 되어 어떻게 변했을까?
그애를 돌보아주던 그 때의 우리집 큰애는
주님의 아들로 세움을 받고 파사디나에 있는 원보이스 교회를 개척하고
문제 가정을 상담하며 신앙의 성장을 돕는 목회자가 되어
한 인간 한 영혼 구원에 헌신하고 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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