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김수영 / 눈
2011.11.14 08:29
21 세기에 남을 한국의 시인 10명 - 3. 김수영(金洙暎, 1921-1968)
추천작품: 풀, 거대한 뿌리, 사랑의 변주곡, 폭포, 눈, 현대식 교량,나라의 장난, 구슬픈 육체, 꽃잎, 구름의 파수병
눈(雪)
- 김수영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문학예술> 1957년수록)
"시는 미지의 정확성이며 후회없는 영광이다. 과학이 우주정복을 진행하고 있다해도 시인은 조금도 놀라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그의 주변의 소사에 만족하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시의 제재만 하더라도 세계적이거나 우주적인 것을 탐내지 않아도 될 듯하다. 우리나라의 국내적인 제 사건이 이미 충분히 세계성을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시는 어떻게 하면 멋진 세계의 촌부가 되는가 하는일이다."
- 김수영
15 김호중 김수영(金洙暎, 1921-1968)
192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병약했으며, 선린상고시절에는 오스카 와일드의 원문들을 외워 읽을 만큼 영어 성적이 우수했다.
이후 일본의 도쿄상대에 입학하였다. 이후 학병 징집을 피해 만주로 이주했다가 광복과 함께 귀국하여 시 창작을 시작하였다. 또 연희전문에서 잠시 수학했으나, 졸업하지 않았으며, 1947년 예술부락에 〈묘정(廟庭)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후 김경린, 박인환과 함께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한국전쟁 때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에 징집되어 참전했다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되었다. 이후 통역 일과 잡지사, 신문사를 전전하며 시작과 번역에 전념하였다.
1959년 첫 단독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간행하여 제1회 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 이후 번역과 작품 활동을 계속하다가 1968년 술을 먹고 귀가 길에 버스에 치여 사망하였다.
대표적 참여 시인으로 평가받는 김수영은 초기에는 현대문명과 도시생활을 비판하는 시를 주로 쓰다가 4.19 혁명을 기점으로 정권의 탄압과 압제에 맞서 적극적으로 부정과 타협하지 않는 정신을 강조하는 시를 썼다. 그는 이렇게 썼다. "4.19때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통일을 느꼈소....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그처럼 아름다워 보일 수가 있습디까!"
평론가 김현은 그를 "1930년대 이후 서정주·박목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재래적 서정의 틀과 김춘수 등에서 보이던 내면의식 추구의 경향에서 벗어나 시의 난삽성을 깊이 있게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공로자"라고 평가한다.
그의 사후 민음사에서는 그를 기념하는 김수영 문학상을 제정하여 1981년 이후 매년 수여하고 있다.
저서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합동시집, 1949년)
《달나라의 장난》 (1958년)
《거대한 뿌리》 (1974년)
《달의 행로를 밟을지라도》 (1976년)
산문집
《시여, 침을 뱉어라》 (1975년)
《퓨리턴의 초상》 (1976년)
번역서
《카뮈의 사상과 문학》 (김붕구 공역, 1958년)
《현대문학의 영역》 (이상옥 공역, 1962년)
추천작품: 풀, 거대한 뿌리, 사랑의 변주곡, 폭포, 눈, 현대식 교량,나라의 장난, 구슬픈 육체, 꽃잎, 구름의 파수병
눈(雪)
- 김수영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문학예술> 1957년수록)
"시는 미지의 정확성이며 후회없는 영광이다. 과학이 우주정복을 진행하고 있다해도 시인은 조금도 놀라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그의 주변의 소사에 만족하고 있을 수 있다. 따라서시의 제재만 하더라도 세계적이거나 우주적인 것을 탐내지 않아도 될 듯하다. 우리나라의 국내적인 제 사건이 이미 충분히 세계성을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의 시는 어떻게 하면 멋진 세계의 촌부가 되는가 하는일이다."
- 김수영
15 김호중 김수영(金洙暎, 1921-1968)
192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병약했으며, 선린상고시절에는 오스카 와일드의 원문들을 외워 읽을 만큼 영어 성적이 우수했다.
이후 일본의 도쿄상대에 입학하였다. 이후 학병 징집을 피해 만주로 이주했다가 광복과 함께 귀국하여 시 창작을 시작하였다. 또 연희전문에서 잠시 수학했으나, 졸업하지 않았으며, 1947년 예술부락에 〈묘정(廟庭)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등단한 후 김경린, 박인환과 함께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을 발표하여 주목을 끌었다.
한국전쟁 때 서울을 점령한 북한군에 징집되어 참전했다가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석방되었다. 이후 통역 일과 잡지사, 신문사를 전전하며 시작과 번역에 전념하였다.
1959년 첫 단독 시집 《달나라의 장난》을 간행하여 제1회 시인협회상을 수상했다. 이후 번역과 작품 활동을 계속하다가 1968년 술을 먹고 귀가 길에 버스에 치여 사망하였다.
대표적 참여 시인으로 평가받는 김수영은 초기에는 현대문명과 도시생활을 비판하는 시를 주로 쓰다가 4.19 혁명을 기점으로 정권의 탄압과 압제에 맞서 적극적으로 부정과 타협하지 않는 정신을 강조하는 시를 썼다. 그는 이렇게 썼다. "4.19때 나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 통일을 느꼈소....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이 그처럼 아름다워 보일 수가 있습디까!"
평론가 김현은 그를 "1930년대 이후 서정주·박목월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재래적 서정의 틀과 김춘수 등에서 보이던 내면의식 추구의 경향에서 벗어나 시의 난삽성을 깊이 있게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공로자"라고 평가한다.
그의 사후 민음사에서는 그를 기념하는 김수영 문학상을 제정하여 1981년 이후 매년 수여하고 있다.
저서
시집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합동시집, 1949년)
《달나라의 장난》 (1958년)
《거대한 뿌리》 (1974년)
《달의 행로를 밟을지라도》 (1976년)
산문집
《시여, 침을 뱉어라》 (1975년)
《퓨리턴의 초상》 (1976년)
번역서
《카뮈의 사상과 문학》 (김붕구 공역, 1958년)
《현대문학의 영역》 (이상옥 공역, 1962년)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36 | 어떤 손 / 이승하 | 김영교 | 2007.03.22 | 454 |
135 | 룻기의 비밀/by Sandy Lee | 김영교 | 2008.05.25 | 451 |
134 | 새롭게 떠나는 작은새 / 김영교 | 김영교 | 2010.07.16 | 431 |
133 | 고고학자들의 카리스마를 크릭하라 by 이요엘 | 김영교 | 2007.04.03 | 427 |
132 | 동차니명강의 | 김영교 | 2012.01.19 | 419 |
131 | 눈물 - 김현승시인 | 김영교 | 2008.09.29 | 406 |
130 | 시가 있는 걸널목/안도현 | 김영교 | 2008.08.30 | 404 |
129 |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시: 김춘수 | 김영교 | 2007.02.09 | 401 |
128 | 개주인의 피부암/미발표 | 김영교 | 2007.02.18 | 400 |
127 | 고희에 맞는 봄 / 오세윤 | 김영교 | 2012.03.07 | 392 |
126 | 나의 수필쓰기/먼저 좋은 그릇이 | 김영교 | 2008.09.10 | 392 |
125 | 망현경/석좌교수 | 김영교 | 2006.05.06 | 390 |
124 | 7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 김영교 | 2011.11.14 | 387 |
123 | 신호등 시집 출판동기 | 김영교 | 2009.08.04 | 386 |
122 | 번역문학/세 계화 | 김영교 | 2013.02.24 | 381 |
121 | 나는 왜 시를 쓰는가/김영교 | 김영교 | 2008.11.01 | 378 |
120 | 김영교 수필집<길위에서>독후감/민완기 | 김영교 | 2007.03.27 | 378 |
119 | 김영교 시집 "너 그리고 나, 우리" 독후감 by 민완기 | 김영교 | 2007.03.29 | 376 |
118 | 12회 김희춘님의 들꽃, 우리들은 | 김영교 | 2010.12.18 | 371 |
117 | 박지원(朴趾源)의 <열하일기(熱河日記)> 박진서 | 박진서 | 2009.08.10 | 37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