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옆에서/서정주

2009.06.15 13:19

김영교 조회 수:982 추천:34

미당 서정주 시 세계 엿보기 친구 중에 미스 코리아가 된 불문학을 전공한 친구가 있다. 그 친구 이름이 서 범주인데 서 정주, 서 범주 동기간이거나 친척같이 들려 문 선생님의 요청을 뿌리치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여러 분이 들어보지 못한 얘기만 그의 경력이이나 연보는 시집 뒤에 다 나와 있고 인터넫인 백과문학사전에서 찾아보며 일목요연한 연구발표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간단히 읽고 넘어가겠습니다. Ⅰ. 작가 서정주 [徐廷柱, 1915.5.18~2000.12.24] 본관은 달성(達城), 호는 미당(未堂)이다. 1915년 5월 18일 전라북도 고창(高敞)에서 태어나 고향의 서당에서 한학을 공부한 후, 서울 중앙고보를 거쳐 1936년 중앙불교전문학교를 중퇴. 1935년에 시[자화상]을 <시건설>에 처음 발표 1936년에 시[벽]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 문단에 데뷔 그 해에 김광균, 김동리 등과 함 께 동인지 <시인부락>을 주재, 여기에 초기의 명작 [문둥이] [대낮] [화사]등을 발표. 1941년에는 첫 시집인 <화사집>을 간행하였다. 그는 유치환과 더불어 생명파로 알려져 있으나 사조적으로는 주정적 낭만주의의 경향을 보임. 1948년 제2시집<귀촉도>를 펴낼 무렵부터 한국의 토속과 고전 및 동양 사상에 접근하기 시작, 1961년에 발표한 제3시집<신라초> 이후부터는 불교 사상에 기반을 두고 신라의 설화를 소재로 한 시를 쓰기 시작. 그밖에 시집 <질마재 신화>외에 저서로 <시 창작 교실><시문학 개 론><한국의 현대시> 등이 있다 서정주의 시 세계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초기에 속하는 시집으로는 『花蛇集』(1941)과 『歸蜀途』(1946)이며, 중기에 속하는 시집으로는 『徐廷柱詩選』(1955)과 『新羅抄』(1960),『冬天』(1968)이며, 후기에 속하는 시집으로는『질마재 神話』(1975)와 『떠돌이의 時』(1976), 『西으로 가는 달처럼』(1980), 『鶴이 울고 간 날들의 時』(1982)이다. 초기시는 갈등과 대립의 구조를 일반적인 특징으로 한다. 『화사집』에서는 낡은 전통에 대한 반항을 동물적 가면을 쓰고 노래하는데 이는 한국시의 전통적 관습과는 전혀 이질적인 시세게를 보여준다. 그러나 『귀촉도』는 반전통적 태도와 함께 전통적 정서와 재인식하려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 두 시집에서 화자들은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 사이에서, 신화적 세계와 현실 사이에서, 정신적 세계와 육체적 세계 사이에서, 선과 악 사이에서 갈등하게 된다. 『서정주시선』,『신라초』,『동천』의 중기시는 초기시에서 보여준 대립, 갈등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과 균형의 질서를 구축한다. 이 시기에서 시인은 전통적인 가치와 고전적 가치를 인식하기 위하여 신라의 신화적 세계를 탐색함으로써 삶의 불안을 극복하고자 한다. 『질마재 신화』와 『떠돌이의 시』, 『西으로 가는 달처럼』, 『학이 울고 간 날들의 시』의 후기시는 초기시의 갈등과 중기시의 균형의지를 통합하여 보다 성숙된 자기실현의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태도를 특징으로 한다. 주요수상 : 대한민국 문학상, 대한민국 예술원상, 5․16민족상, 자유문학상, 금관문화훈장 2002년 2월 28일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 모임''이 자체 조사를 통해 발표한 ''일제하 친일 반민족행위자 1차 명단'' 708명에 문화예술계 인물에 포함되어 친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이것이야 말로 옥의 티같은 흠으로 남는다. 친일파! 사람이 살면서 정치의 영향을 받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미당의 글이 반민족이었다면, 미당이 기회주의자라면, 미당이 친일파라면, 그것은 미당의 일이다. 국가나 공동체가 없어 방황하던 때의 미당의 친일이 더 정당할 수도 있다는 설도 있다. 이곳 생활이 힘들고 많이 지치지요? 여러분, 이 가을 이 저녁 만이라도 이 한편의 시, 깊이 가슴속으로 마시는 티타임을 가져보실 까요? 국화옆에서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필라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이 시는 아내의 해산의 고통에 동참한 시라는 설도 있습니다. 심상 : 시각적 * 율격 : 7 5조 민요적 가락 * 구성 제1연 : 생명 탄생의 준비 제2연 : 생명 탄생의 예고 제3연 : 내적 성찰 제4연 : 생명 탄생의 지극한 어려움 * 주제 : 고뇌의 시련을 거쳐 얻게 되는 원숙미를 묘사. 미당의 시에는 청마의 바위가 없다, 마찬가지로 청마에게는 미당의 애잔한 기교가 없다. 청마 님이 대구여고 교장 때 기억 속에 담아놓은 청마의 말씀 중에는 미당에 대한 것. ''미당은 기교 때문에 그의 좋은 시를 시들게 한다'' 이 기억을 여러분도 미당의 시를 볼 때마다 떠올리면 시 읽는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그런데 미당의 ''국화옆에서'' 는 국화에 누님이 형상화되는 기교가 오히려 커다란 바위처럼 무게를 주는 것을 느낀다. 인생을 살면서 누님의 존재는 항상 우리에게 엄마에 대한 감정이 연결된다. 두 분이 함께 계셔도 어머니에게서 얻을 수 없는 젊은 다정함을 느낄 수 있는 게 누님의 정서다. 봄날 소쩍새는 아무 때나 아무에게나 울어주지 않는다. 어스름 밤이 날마다 까닭 없이 찾아오면 소녀이던 누님은 소쩍새 울음에 가늘고 가녀린 색실로 동경과 사랑의 수를 놓고 있게된다. 여자이기에 소쩍새의 소리는 울음이고 끝없이 반복되는 새로움이다. 그리고 국화이기에 공간에 쌓이는 소쩍새소리는 새의 혓바닥 같은 꽃잎으로 쌓이기만 할 뿐 아직 예감이다. 천둥과 번개는 국화의 형상이다. 소쩍새의 가녀린 예감이 천둥같이 우려함에 번개같이 날렵함으로 내재하는 성장이다. 미당의 천둥과 번개는 국화와 결합해야 만이 우아한 국화꽃의 잉태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인생이라는 여정에서 여름철은 30대의 여성이다. 그들이 가지는 격정은 남성적인 감각의 천둥과 번개가 등장하여 전체를 형상화하는 묘한 완성이 된다. 신은 인류라는 종족이 보존되고 계속되는 생태를 삶이라는 트릭으로 인간을 속인다. 결론은 신의 섭리이지만 그 과정이 인간에게 는 국화의 꽃 예감과 꽃 내재의 성장 같은 삶이다. 인생! 격량과 절정! 그리고 인생의 가을에는 시 같은 국화가 피어있게 된다. 언제나 잔잔한 미소로 다가오는 감성의 누님이 절묘하게 노오란 국화의 조용한 꽃잎에서 묻어 나와 마침내 돌아온 인연의 관계의 세계에서 거울이라는 회한 또는 성찰 속에서 정돈이 되는 애잔하면서도 중년의 여인이 주는 달관이 이 시를 완성하고 또 무게를 준다. 그러나 미당이 발견하는 국화가 누님이기에는 불면의 밤이 있어야하고 무서리가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인생이라는 한해살이 존재의 애환이 인지되는 과정이 없으면 국화는 결코 가을이 다 지나가도 필 리가 없다. 소쩍새 우는 때부터 무서리가 내리는 불면의 밤까지 그리고 비로소 피게 되는 국화가 누님인 동시에 미당 그 자신이 되어야만 비로소 국화는 노오란 꽃잎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미당은 누님 옆에서 노오란 꽃잎의 국화가 되는 것이다. 이 시를 읽으면 언제나 누님은 40대의 중후한 미소로 거울 앞에 서 계신다. 이 시는 항상 우리가 결핍하고 있는 누이의 존재, 응석이라도 부리고 싶은 원숙의 노오란 국화꽃잎같은 그런 누이는 사랑의 대명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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