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께요/미발표

2007.03.17 07:36

김영교 조회 수:184 추천:31

마지막 11월 30일 서울행을 포함해 작년에는 서울을 세번 다녀왔다.
장조카 결혼식, 큰오라버니 와병소식, 그리고 시상식이었다.
시력을 잃으신 9순의 시어머님이 계시는 터라 집을 비운다는 게 주부로서 조심스럽웠는데 이를 눈치채시고 어머님이 오히려 등 떠밀어 주셨다..
<이화문학상> 시상식 참석차 라는 명분이 뚜렸해 공적인 의미도 있었고 어머님 자신이 나보다 더 기뻐하셨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 전화를 받았다. 상도 상금도 탔으니 한 턱 쏘라는 인사에 네네 대답했고 내심 고마움을 느꼈다.
아직도 미숙한 문학수업생에게 과분한 상이 주어져 마치 겨우 일어서는 아기에게 '걸을수 있어' 하고 좋은 신발을 선물로 주었다는 그런 느낌이었다. 창조주께 감사를 올린다. 글쓰기 수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라는 신호로 받아드리게 되어 부답감도 없잖아 생겼다.
<이화문학상> 상패와 상금, 이화역사에 남고 가문의 자랑이기도 했다. 일신상의 기쁨인것은 말할것도 없고 가족들에게도 긍지가 된 상이 아니던가.

그 즈음 서울에 있는 가까운 친구 하나가 대장암진단이 내려져 놀라움과 함께 힘들게 투병중에 있었다. 많이 짤라 내고 손발톱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극심한 키모 휴유증에 친구는 아예 마음을 걸어잠궜다.
나이도 살만큼 살았으니 단식투쟁처럼 키모사절에 돌입하였다.
그 소식을 접한 나는 밤새 설득력있게 이멜을 썼다. 기도하는 마음을 담았다. 그 멜과 함께 상금을 고스란히 내놓았다. 거절하는 친구와 줄다리기를 한참, 울면서 간곡히 부탁하는 나의 애원에 감동한 친구는 키모를 받겠다는 약속을 하게 이르렀고 내가 떠나 온 후 4번,  2번 남아있는 사이클을 잘 넘기고 있다고 남편이 귀띔을 해주었다. 친구는 눈물속에 녹아있는 우정에 반응한 것이었다.

눈물 쟁반에 올려놓은 보이지 않는 사랑
상금보자기가 쌌다.
거대한 대포알 같다고나 할까?
암퇴치 과녁을 향해 쏜 기도의 화살
친구의 심장을 녹이는데 적중하였다.
창공 어디쯤에선가 발사신호를 기다리고 있을 대기출동의 구호!
지금도 상 받은 턱 내라는 인사을 들을 때면 '쏠께요.'가 가슴
가득
떨려오는 추억으로 요동친다.

그 해 겨울 쏘아올린 세상에서 제일 큰 대포,
세상에서 제일 큰 화살,
친구의 결단을 촉진시켰고
내 영혼 푸른 하늘로 자꾸 올라가는
기쁨의 풍선이 되기도 했다
뜨거운 기류가 힘을 배가해주었고
목격하고 증인이 된 것도 분에 겨운 축복이었다.

주님, 그 친구를 미국으로 초청했습니다. 당신의 뜻과 계획을 깨닫고
함께 미래의 여행 스케줄 폴더속으로  
스스로 쏜 화살이 되어 날아가게하옵소서.
샬롬

2/20/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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