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문협을 떠나며

2006.09.27 06:15

조만연 조회 수:325 추천:30


이미 아시고 계시겠지만 미주한국문협은 지난 9월 7일(목) 임시이사회에서 본인의 제명을 가결했습니다. 제적사유가 뚜렷치 않은 것은 차치하더라도 전체이사 34명의 4분지 1인 *9명의 찬동을 얻었다니 회의법으로나 상식적으로나 마땅히 부결된 셈이지요. 하지만 본인은 이를 초연히 받아드리기로 했습니다. 본인이 이런 결과를 미리 예측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진탈회의 방법을 택하지 않은 것은 불의에 굴복하기 보다는 차라리 명예로운 옥쇄를 원했기 때문입니다. 미주문협과 이 일의 공모자들은 이번 의결로 인하여 씻을 수없는 멍에를 메고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또한 미주문단을 문협과 그밖의 적대단체로 양분시켜 더욱 분열을 조장한 책임은 면키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사태도 어느 정도 정리되었으니 미주문협을 떠나려 합니다. 사실 본인은 그동안 미주문협에서 문학활동을 펴기 보다는 미주문단의 화합과 미주문협에 다소라도 도움을 주고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감사직도 선출때부터 사임하려고 1명을 더 뽑아달라고 요청했으나(정관에는 2명) 본인을 묶어두려고 들어주지 않은 것은 웬만한 임원들은 다 아는 사실입니다. 본인은 재미수필문학가협회와 그밖의 문학단체,언론사 그리고 한국의 우수 문학지와의 관계등으로 미주문협을 떠나도 하등 문인생활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오히려 그만큼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본인은 여러가지 맡은 일들로 그들처럼 그렇게 한가롭게 지낼 처지에 있지 못하며 따라서 미주문협을 떠남에 있어 한치의 미련이나 주저함이 없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대인관계가 원만하다는 평을 들었고 남을 해치거나 질시하지 않음을 생활신조로 삼았는데 유독 미주문협에서만은 그것이 받아드려지지 못하고 있으니 그들을 탓하기 앞 서 내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알고 자성하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그간 여러번 해명을 할까 생각도 해보았으나 이번 일을 유발시킨 회장과 임원 몇명과는 의식수준의 현격한 차이때문에 처음부터 포기하기로 작정하였습니다. 이제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고 용서하려고 합니다. 당장은 어려울지 모르고 어쩌면 평생 잊지 못할 수도 있겠으나 노력할 것입니다. 그들도 최소한의 이성과 양식을 소유한 사람이라면 머지않아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를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일로 본인을 도와주신 분들, 특히 바른 길을 칼날처럼 지적하신 이정아 수필가와 필력이 탁월하신 snoopjang 선생님(언제 저에게만 살짝 귀뜸해 주세요) 또한 조무래기, 궁금생등 익명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많은 분들께 이자리를 빌려 심심한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한가지 양해를 구할 것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본인 부부의 개인싸이트에 올려있는 여러분들의 멋진 글들을 곧 지우려고 하니 (모두 copy해서 기념물로 간직하겠습니다) 이점 혜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미주문협 회원들과 본인을 아껴주시는 동료, 선후배 문인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본인은 조옥동 시인과 함께 건재하며 추후 문학모임에서 더욱 활기 찬 모습으로 만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찬표를 던진 이사의 이름을 알고 있으며 추후 미주 문단사의 기록을 위해 발표 위계임.

<추신> 댓글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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