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추수감사절(秋收感謝節, Thanksgiving)

2010.11.25 23:50

김영교 조회 수:207 추천:31

미국의 추수감사절(秋收感謝節, Thanksgiving)
15 김호중 목사    
    
11월의 4번째 목요일은 추수감사절로 미국의 국경일이다. 이날은 우리 한국의 명절로 치면, 추수를 감사하는 의미로 추석(秋夕, 음력 팔월 보름)과도 비슷하고, 또 미국을 개척한 청교도들이 첫 추수를 통해 “앞으로는 굶어죽지 않고 이 곳에 정착할 수 있구나!” 확인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개천절(開天節, 양력 10월3일)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이날의 의미를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은 어떻게 시작된 나라인가?”하는 궁금증이 풀리기도 한다.

추수감사절 얘기는 종교개혁(宗敎改革, Reformation)에 뿌리를 둔다. 지금부터 한 오백년전 우리 한국에서는 이씨조선(1392-1910) 초엽인 1517년 10월 31일에 독일 비텐부르그 대학 성당 정문에 그 학교 신학교수인 말틴 루터(1483-1546) 신부가 95개 조항의 항의문을 붙여 놓고 천주교회의 부패성을 고발함으로 종교개혁이 시작되고, 그 개혁신앙을 바탕으로 오늘날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침례교 등의 개신교회가 탄생했다

개신교(改新敎, Protestantism)라는 말의 어간(語幹)이 우리 말로는 '종교개(改)혁으로 새로워진(新) 기독교(敎)'라는 뜻이나, 영어로는 '항의한다(Protest)'는 뜻이니, 기독교를 잘 모르는 분이라해도 천주교와 개신교가 갈라설 때의 분위기를 쉽게 짐작할 만하다. 그런 와중에 1540년경 영국 국교(Church of England)가 탄생하니, 이것은 “천주교와 개신교의 중간입장” 을 취하여, 어떤 때는 양쪽으로부터 협조를, 다른 때는 양쪽으로부터 미움을 받으며, 어부지리 (漁夫之利)를 취했는데,

1600년경 영국의 개신교도들 중에서도 “나뉘는 자 Separatists, 혹은 청교도 Puritans” 라는 별명으로 불리우던 무리가 반발을 하여 영국국교와 정부로부터 심히 탄압을 받게 되었다. 이들 가운데 혁명정신을 가진 소수의 무리는 “이들의 정치적, 종교적 탄압을 도저히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결정하고, 영국에서 가까운 바다 건너 화란으로 이주했다가, 그 보다 100여년 앞서 발견된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운다.

1620년 9월 6일에 102명의 청교도(淸敎徒, Puritans)들이 Mayflower라는 배를 타고 영국을 출발해서, 약 2개월간 대서양바다(Atlantic Ocean)를 건너 오면서, 2명이 죽고 아기 1명이 태어나 101명이 살아서, 그 해 11월 11일 보스톤 동쪽 해안의 Plymouth에 도착함으로, 미대륙에 첫발을 내어 딛었으나, 한 겨울을 지내면서 절반 가량이 매서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고,

그 다음해 1621년 봄부터 인근의 마음 착한 토착민 Indian들이 도와서, 봄 여름동안 농사를 짓고 가을에는 첫 추수를 얻게 된다. 당시 인디언들은 사냥꾼이 곰이나 사슴같은 짐승의 머리를 잘라서 박제를 하여 벽에 걸어 놓는 것처럼, Scalping이라 하는 야만풍속으로 사람을 죽이고 자랑삼아 그 머리껍질을 벽에 걸어 놓고는 했는데... 그런 토착민 Indian들이 오히려 착한 이웃사촌이 되어서, 봄 여름동안 농사를 짓고 가을에 추수할 수 있도록 돕다니!

하나님의 도움만 의지하는 독실한 개신교 신앙으로 한 해를 지나오면서 절반이 죽는 무서운 시련을 견뎌내고 청교도들은 드디어 가을의 풍성한 첫 추수를 앞에 놓고 이웃 인디언들을 초청해서 감개무량한 심정으로 추수감사예배를 드린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착한 인디언 이웃을 주셔서 그들의 도움으로 농사도 짓고 가축도 기르며 물고기도 잡고 사냥을 하여 이렇게 풍성한 추수를 하게 되었으니, 앞으로는 굶어죽지 않을 자신이 생겼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니 이제부터는 우리가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습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야수와 거치른 환경을 무릅쓰는 개척정신. 근면하게 땀흘리고 일하여 추수한 농산물을 앞에 놓고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는 성숙한 신앙. 청교도들은 이처럼 절박했던 환경과 굶어죽을 형편에서 벗어난 지 불과 15년후 1636년에, 세계의 명문 하바드 대학을 세워 자녀들을 교육하고, 1776년에는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다. 미국을 세운 개척자들의 참 모습이다.

이렇게 시작한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그후 민속경축일로 지내오다가, 1863년에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국경일로 공포했고, 1941년에 미의회에서 11월의 4번째 목요일로 결정했다.

참고로, 카나다는 10월 2째 월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킨다. 아마 미국보다 날씨가 추우니까 가을 추수도 한달반 정도 일찍하는 모양이다. 카나다의 추수감사절인 10월 2째 월요일은 ‘콜럼버스 데이’라 해서 이태리의 해양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롬버스(1451-1506)가 1492년 10월 12일에 아메리카 대륙을 처음 발견한 날을 기념해서 미국과 카나다가 함께 지키는 공휴일이다.


  
9 김창현  왐파노아그族 추장 마사소이트가 준 식량이 없었더라면
미대륙에 첫발을 내 디뎠던 신교도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1년뒤 살아 남은자들이 가을걷이를 하고 자기들을 도와주었던
91명의 인디언을 초청했던 잔치가 추수감사절의 기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뒤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나요?
09·12·01 07:26  


15 김호중  김선배님, 좋은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나무도 보고 숲도 본다'는 말처럼
무슨 내용이든 제대로 알려면 멀리서 전체적으로도 보고,
또 가까이서 자세히 들여다보기도 해야 하는데
제가 일반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줄거리만 대충 소개한 글에
김선배님이 유익한 내용을 자세한 덧글로 보태주시니 감사합니다.
김선배님과 제가 주고 받는 이 덧글들이
윗 글을 읽는 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리라 믿습니다.
재삼 감사를 드립니다.
09·12·01 07:30  


9 김창현  인디언에 감사 / 박순범 (영어강사)

지난 12월 3일자 B3면 "미국의 추수감사절, 사이버 먼데이가 블랙 프라이데이를 눌렀다"는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기사였다. 다만 미국의 'Thanksgiving (Day)'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추수감사절하고는 다르다는 점을 독자 여러분들에게 알려 드리고 싶다.

미국에는 '추수감사절'은 없고 그냥 '감사절'이다. 우리의 추석처럼 농경사회에서 유래한 세계 공통적인 추수감사절과는 그 유래와 성격이 다르다.

미국의 'Thanksgiving (Day)'은 정확히 말하면 미 대륙의 원주민 인디언에 대한 감사로부터 유래됐다. 1620년 9월 16일 영국에서 메이플라워호 배를 타고 미 대륙에 도착한 Pilgrims(순례자) 일단은 그해 추운 겨울에 많은 사람들이 병들고 굶어 죽었다. 다음 해 봄에 인디언들이 찾아와서 양식도 주었고 옥수수 심는 방법, 집 짓는 방법, 칠면조 사냥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 주었다.

그들의 도움으로 그해 가을에는 겨울을 나기에 충분한 많은 곡식을 수확하게 된 이주민들이 그들을 도와준 인디언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푸짐한 음식을 만들어 3일 동안 잔치를 베풀고 그들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했다. 1621년 가을, 첫 번째 'Thanksgiving (Day)'이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우리가 송편을 먹듯이 그들은 칠면조 고기를 즐겨 먹는다. 'Thanksgiving (Day)'은 미 대륙, 즉 미국과 캐나다에만 있다.

미국의 'Thanksgiving (Day)'은 "Be thankful for something, no matter how small(아무리 작다 하더라도 감사하라)"는 감사를 실천하는 날로 승화되어 이날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약 한 달 동안을 '나눔의 달', 혹은 '기증의 달'이라 하여 선물을 주고받고 가족들과 친구, 이웃들이 파티를 하면서 우의를 다지고, 불우 이웃과 사회봉사단체나 요양시설 등에 헌금을 보내서 원주민 인디언들에 대한 감사의 정신을 이어간다. 기사에서 언급했듯이 이 휴가기간에는 미국의 그 넓은 백화점 주차장이 비좁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상품판매량이 증가한다. 'Shopping season'이라고도 한다.

요즘 전자사전이나 인터넷 영어사전에는 'Thanksgiving (Day)'을 '추수감사절'로 번역하고 있으나 우리 동양인의 고정관념에서 온 오역이라 생각한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이나 웹스터 영어사전에는 미국과 캐나다의 명절로만 기록되어 있고 '추수'나 혹은 '하나님에 대한 감사'의 의미는 포함돼 있지 않다. 'Thanksgiving (Day)'을 우리말로 표기하려면 그대로 사용하든지 아니면 미국의 '감사절' 로 표기하는 것이 본래의 의미를 살리는 정확한 번역이라 생각한다. - 박순범 (영어강사)

[12월 7일 조선일보 오피니언 칼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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