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김영태

2007.02.07 15:27

김영교 조회 수:189 추천:31

이 아침의 시... 강화도 가는 갯벌에 제각기 성장한 의상을 입은 오리들이 평화롭다 사육장에 온 손님이 주인과 흥정을 하자 눈치 챈 오리들이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이미 제정신이 아닌 필사의 질주, 그것은 춤이었다 삼사오오 흩어지다 서로의 날개쭉지 속에 긴 목을 묻는...... (김영태 1936-)‘비명’전문 가축이 가족이 었던 좋은 세월이 있었다. 생명 앞에서 생명을 흥정하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돈벌이를 위해 집단사육의 관계에 놓인다. 오리들은 언제 자신들이 죽 어가는 지를 안다. 그래서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도망침을 춤으로 보는 시인의 눈 은 슬픔을 뛰어 넘어 비범하다. 울안에서 도망침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도망침 , 어찌할 수없는 도망침 앞에서 <서로의 날개쭉지 속에 긴 목을>묻고 서로의 체온 을 감지하면서 죽음을 맞는다. 점점이 끝나지 않는 이 시의 마지막 부분은 또 다 른 시작을 암시하고 있다. <오리들이 평화롭다>에서 평화와 살벌이 처절한 반복으 로 예감된다.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 마음에 숙연함이 일어나는 이유가 바로 이 때 문이다. 시는 짧지만 주는 감동은 크다. (시인 김영교)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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