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력 있는 계란/과테말라 선교에서

2009.07.10 23:28

김현영박사 조회 수:321 추천:33

[살며 생각하며]


김현영/과테말라 산칼로스대학 초빙교수


얼마전 과테말라 북부 지역 ‘꼬방’이라는 도시에 있는 형무소 교회를 방문, 죄수들과 함께 주일 예배를 드렸다. 헌금시간에 죄수 교인들이 헌금 바구니에 달걀을 헌물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을 받았다.

일년전 이 형무소 교회를 처음으로 방문, 예배했었다. 예배당 바로 옆에 약 3 에이커 규모의 공터를 봤다. 이 교회를 담당하는 한인 선교사 김성남 목사와 함께 산양 같은 농장 동물을 사육하여 죄수교인들을 도와주는 선교사역을 의논했었다.

그간 김 선교사가 형무소 당국과 논의, 죄수들에게 재활교육을 하기 위해 양계 사육을 허락 받게 됐다. 그간 필자도 선교헌금을 들여 작은 양계장이 건축 됐다.

얼마전 어미 암닭 50마리를 구입해 형무소 교회에서 모범 죄수 6명을 뽑아 양계 사육을 맡겼다. 예배하기 일주일 전 달걀의 첫알 10여를 헌금시간에 하나님께 헌물로 바친것이다.

형무소 전도는 설명이 필요없는 중요한 선교 영역이다. 이곳 과테말라 형무소도 높은 담과 철조망이 쳐져 있고 사방 코너 담꼭대기 위에 설치된 초소에는 총을 든 형무관들이 지키고 있다.

형무소 교회를 들어가기 위해서는 형무소 입구 사무실에 여권을 맡기고 삼엄한 몸수색을 받는다. 선교사로 특별 허락을 받아야 한다. 구내로 들어가는 육중한 문의 자물쇄를 형무관이 열어주고 김 목사 부부와 우리 부부 4명이 들어갔다.

문을 닫는 자물쇠통의 요란한 쇠 소리를 듣게 되면 이곳에서 꼼작 없이 잡혀 미국도 못가는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 마져 든다.

이러한 세상밖과 절연된 형무소 내 한구석에 양계장을 짓고 닭을 길러 달걀을 생산케 해 죄수들을 낮시간에 간방에서 나오게 하여 햇볕을 쪼이고 운동을 하게 한다.

기술을 연마시키고 출소 시 작지만 현금을 손에 들고 나가 양계장을 경영할수 있는 희망을 준다. 살아 움직이는 선교전도가 돼가고 있다.

오래 전부터 교회에서는 부활절이 되면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기 위해 예쁜 색깔로 물들인 달걀을 주고받는 풍습이 생겼다.

봉해 있던 껍질을 뚫고 생명력 있는 병아리가 태어나듯 십자가에 돌아가셨던 예수께서 무덤을 깨고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는 부활을 상징하고 있는것이다.

즉 달걀의 껍질은 예수께서 사흘 동안 머무신 바위무덤을 상징하고 달걀 껍질의 채색은 인간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흘리신 피를 상징 하고 있는것이다. 계란을 관찰하여 보면 재미있는 창조에 신비함을 느끼게 한다.

달걀에는 수정란과 무정란이 있는데, 글자 그대로 수정란은 암수가 교미하여 정자가 합쳐져 생산된 알이며 무정란은 교미 없이 즉 정자의 결합 없이 생산된 알이다.

수정된 신선한 달걀은 감각이 없이 죽은것 처럼 보이지만 그속에 생명력이 있어 필요한 온도와 습도를 갖추어 주면 21일후에는 병아리로 태어 나게 되는 생명의 신비를 보여 주고 있다.

닭은 일주일 동안 계속해 알을 낳을 수 있지만 하루 24시간 한 알 이상 낳지 않는다. 이는 난소에서 배란이 하루에 하나만 되기 때문이다.

또한 닭은 교배하지 않아도 알을 매일 낳을 수 있는데, 이는 수정되지 않은 알도 포유동물과는 달리 몸안으로 흡수되는것이 아니라 몸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정란이 생산되는 것이다. 이 무정란에서는 물론 병아리가 태어 날수가 없다.

껍질로 봉해 있어 죽은듯이 보이는 달걀이지만 그속에 생명력이 있어 주위의 환경이 적절히 변화하면 껍질을 깨고 병아리로 태어나듯 제한된 울타리안에서 지내고 있는 형무소 죄수들에게 생명력 있는 십자가의 복음을 품고 때가 되면 출옥해 병아리를 기르며 새로운 희좌?생활을 하길 기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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