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간고등어

2009.09.23 16:59

김영교 조회 수:187 추천:37

  바다없는 안동 "고등어로 부자됐네"
  http://www.chosun.com/national/news/200503/200503110382.html

바다없는 안동 "고등어로 부자됐네"

6년만에 매출 100배 ‘간고등어 대박’
염장·숙성이 비결… 짭짤 쫀득 감칠맛
지게 지고 팔던 村음식 웰빙푸드 변신
홈쇼핑·식당 불티… 年1000억대 효과
안동=장상진기자 jhin@chosun.com

짭조름한 바다 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한편에는 고등어 상자가 3m 높이로 겹겹이 쌓여 있다. 냉동차가 예쁘게 포장된 고등어를 가득 싣고 거래처로 떠난다. 영락없는 부두 풍경이지만 주변 어디에도 바다는 없다. 이곳은 바다에서 70㎞ 떨어진 경상북도 안동시의 일직면 송리 ㈜안동간고등어 제1공장.



▲ 안동간고등어 직원들이 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송리 공장에서 지역경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간고등어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2500원짜리 고등어가 5000원짜리 간고등어로 가공 판매되면서 지역경제에 1000억원 이상의 경제 부가가치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재우 기자

제주도 연근해에서 잡힌 고등어가 경북 안동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올해 안동지역 간고등어의 예상 매출액은 400억원. 4억 매출로 시작했던 1999년에 비해 6년 만에 100배로 급성장 중이다. 안동시 제조업체 중에서도 최다 액수로, 지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9일 오후 2시쯤 200여평 규모의 공장 건물 안. 물이 가득 찬 대형 스테인리스 물통에 2000여마리의 냉동 고등어가 둥둥 떠 다니며 해동(解凍) 중이다. 부산 공동어시장에서 냉동 상태로 수송된 고등어가 간고등어로 탈바꿈하는 첫 번째 과정이다.


4시간 동안 물 속에서 녹여진 고등어는 바로 옆 도마 위로 옮겨진다. 흰색 위생복 차림을 한 6명의 아주머니들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배를 가르고 내장을 제거하고 있었다. 1마리에 10초씩 걸렸다.


다음 단계는 습식 염장(濕式 鹽藏)으로, 소금물에 2시간 동안 담가둔다. 살은 물론이고 뼈 속까지 간이 배어들게 하는 과정이다. 그렇게 간이 밴 고등어에 6명의 아주머니들이 다시 마른 소금을 치고 있었다. 건식(乾式) 염장. 이어 고등어는 다시 30평 크기의 숙성창고에 들어가 12~24시간을 보낸다. 숙성창고 안 온도는 영하 4도.


염장·숙성과정은 조선시대 옛맛을 살리기 위한 절차이다. 당시 경북 영덕 ‘강구항’에서 안동 ‘챗거리’ 장터까지는 150리로 걸어서 한나절 길. 강구항에서 지고 안동에 들어서면 고등어는 상하기 시작했다는 것. 그래서 장사치들은 강구항에서 한 번, 안동에서 또 한 번, 두 번 염장을 해 ‘안동간고등어’를 팔았다. 50년째 ‘간잽이’(간고등어 제조 기술자)로 일해온 이동삼(65) 공장장은 “염장·숙성과정이야말로 짭짤하고 쫀득하게 씹히는 안동간고등어 맛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창고에서 나온 고등어가 무게에 따라 나뉘어 포장지에 담긴다. 안동간고등어의 비닐 포장 디자인은 안동과학대학과 안동정보대학이 동참한 산학(産學)협력의 결과물. 진공포장을 끝으로 ‘안동간고등어’가 완성됐다. 2500원짜리 고등어가 5000원짜리 간고등어로 변신하며 2500원 부가가치가 창출된 것이다. 이후 전국의 할인매장과 열차, 직영 식당과 고속도로 휴게소, TV홈쇼핑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팔려 나간다. 이곳에서만 이날 하루 1만4000손(2만8000마리)의 간고등어가 만들어졌다. 해외로도 시장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3만달러에 이어 올해 2개월여 동안 미국과 일본에 4만5000달러어치가 수출됐다.


간고등어는 1999년 4억원에 이어 2001년 50억원, 2003년에는 1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400억원을 달성할 것이란 예상이다. 육류보다는 생선류를 찾는 웰빙 붐을 타고 급성장하고 있다.


간고등어 성장에 따른 이익은 지역민들에게 돌아온다. 3년째 간고등어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이경순(여·44·안동시 풍산읍)씨는 “IMF 때 남편이 실직한 후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과 시어머니까지 부양하고 있다. 안동간고등어가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기본급만 월 150만원. ㈜안동간고등어 단일 업체에서만 1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하고 있고, 후발 4개업체에서 일하는 인원도 50명을 넘는다.


안동간고등어를 연구해온 삼성경제연구소 강신경 수석연구원은 “일상적인 구매뿐 아니라 포장, 소금, 음식점, 관광, 소비효과 등 주변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안동간고등어의 경제적 가치가 1000억원은 훨씬 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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