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Ode to joy


밥과 식구, 밥심으로 산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조기 한 마리 굽고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깻잎 찌고
된장찌개 끓이며
퇴근하고 돌아온 아내
늦은 저녁상을 분주하게 차린다
햄이며 참치며
대처로 나간 아이들 반찬이 빠진 채
한때 밥상머리 둥글둥글 둘러앉아
침 묻은 숟가락 서로 부딪히며
평화로운 소란으로 들끓던 밥상, 단출하다
군데군데 귀 떨어져 나간 두레상마냥
시간의 입 물려
머지않아 아버지 반찬도 떨어져 나가겠지
노릇노릇 구워진 조기 살 발라
아버지 숟가락에 올려놓는다
훈훈한 눈빛 둘레 안에 머물던 두레상
달가닥 달가닥
수저질 소리만 소슬하다
- 김동준, ‘두레상’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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