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uck

Q씨에게 -

영자 Q는 매우 매력적인 글자 같다. Q는 일찍이 루쉰이 <아Q정전>에서 
주인공의 이름으로 쓴 글자고 박경리 선생도 수상집()을 통해 
창조한 인물에 같은 글자를 썼다. 
익명으로 쓰는 Q는 적어도 유래 있는 글자임에는 틀림이 없다.

박경리 선생의 ‘Q씨’에 이끌렸다. 선생은 왜 ‘Q’를 썼을까. 
나는 Q가 흔히 쓰는 ‘질문’(question)에서 온 게 아닐까 짐작하지만 
정확한 것은 알 수 없다.

선생이 Q라는 익명의, 그것도 미지의 인물을 불러낸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Q씨는 존재하지도 않는 부정형의 존재다. 이쪽에서 건네는 얘기에 답을 할 일도 미소 짓거나 얼굴을 찌푸릴 필요도 없다. 
그는 단지 상대의 얘기를 말없이 들어주면 된다. 
그런 Q씨에게라면 누구든 편안하게 내 마음의 풍경과 행로를 
조곤조곤 전할 수 있으리라.

 

조용필의 노래 큐가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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