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착오였나 /  김영교


물끼가 달아나자

나뭇잎은 말라갔다 

드디어 바스라졌다

양가죽이면 몰라도

어찌 거시기를 가릴 엄두를


부끄러워서 일까 

고개를 내밀수도 없어

어두운 곳에 몸을 감추고 멀리 피할 수 밖에


드러난 알몸

핑계의 잎이 가려주었다

살점이 찢겨졌다 

뼈 부딛는 소리


'어디에 있느냐' 강한 바람 목소리가 찾고있는데 

부끄러움 뒤에 숨어  

'여기 있나이다'* 

눈물이 떨며 간신히 대답한다


저 언덕 붉은 피에 천하가 잠길 때

그 큰 업편(葉片)에 염록체 점 하나

그 나뭇잎 배는 세상을 띄운다

동이 서에서 먼 그 해도안에서

 

*Adam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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