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착오였나 /  김영교


물끼가 달아나자

나뭇잎은 말라갔다 

드디어 바스라졌다

양가죽이면 몰라도

어찌 거시기를 가릴 엄두를


부끄러워서 일까 

고개를 내밀수도 없어

어두운 곳에 몸을 감추고 멀리 피할 수 밖에


드러난 알몸

핑계의 잎이 가려주었다

살점이 찢겨졌다 

뼈 부딛는 소리


'어디에 있느냐' 강한 바람 목소리가 찾고있는데 

부끄러움 뒤에 숨어  

'여기 있나이다'* 

눈물이 떨며 간신히 대답한다


저 언덕 붉은 피에 천하가 잠길 때

그 큰 업편(葉片)에 염록체 점 하나

그 나뭇잎 배는 세상을 띄운다

동이 서에서 먼 그 해도안에서

 

*Adam Story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10 신작시 - 윌슨(Wilson) 공원 / 김영교 [2] 김영교 2017.05.13 173
109 신작 수필 -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13 1134
108 신작수필 - 스마트 바보 / 김영교 [10] 김영교 2017.05.15 397
107 창조문예 - 물의 길 / 김영교 [8] 김영교 2017.05.19 305
106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김영교 2017.05.22 9571
105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김영교 2017.05.22 18466
104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2 9151
103 수필 - 풍경속의 지푸라기 / 김영교 [4] 김영교 2017.05.25 108
102 시 창작 - 보라색 음성 / 김영교 [4] 김영교 2017.05.25 75
101 창작수필 - 옷이 사람을 입을 때 / 김영교 [3] 김영교 2017.05.29 53
100 스마트 폰 분실, 그 상실과 자유-'이 아침에' / 김영교 6-2-2017 [1] 김영교 2017.06.07 65
99 수필 창작 '생일'을 입고 그는 갔는가 - 김영교 [7] 김영교 2017.06.21 107
98 수필 창작 - 오늘은 눈이 심장으로 / 김영교 김영교 2017.07.08 44
97 시 창작 - 나루터와 나룻배 - 김영교 [2] 김영교 2017.07.14 8938
96 시 창작 - 길 위에서 / 김영교 [4] 김영교 2017.07.15 1015
95 창작 시 - 오늘 새 손님 / 김영교 [2] 김영교 2017.07.21 1003
» 창작 시 - 애초부터 나뭇잎은 / 김영교 김영교 2017.07.21 998
93 창작 시 - 아주 쓸모있다 - 김영교 [2] 김영교 2017.09.06 901
92 중앙일보 이아침에 - 콩나물국밥과 손 글씨 - 김영교 [3] 김영교 2017.09.16 1063
91 창작 시 - 들꽃 학교 / 김영교 [9] 김영교 2017.09.17 119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11
전체:
647,9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