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쓰는 편지/이희승집사님께
2007.10.09 15:31
가장 낮은 사람*을 몹시 사랑한 한 남자을 알고 있습니다.
순진무구한 미소와 순수한 심성을 지닌 정 많은 가장이었습니다.
그 길,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서나 서열없이
다 가는 그 길,
어이 그토록 황망히 떠나시어 놀람과 안타까움을 이렇게 안겨주십니까?
YK 아카데미 성경반 총무 그 작은 섬김 마저도 커다란 기쁨으로 누리며,
약간 이질적인 휴머나 멘트, 밝은 미소와 맑은 울림의 목소리로,
경직될 수 도 있는 성경반을 부드러운 분위기로 이끌어 가면서
2005년 LA마라톤을 36등으로 완주하셨듯이 삶을 잘 달리셨습니다.
사무엘 울만이 <청춘>이란 시집에서 말했던가요?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이라고요.
사고의 틀이 젊은 이 남자는 늘 청춘좌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햇살 흐르는 생명의 물결, 흔들리는 삶의 이랑을 열심히 경작하신 구역농부,
철따라 때 따라 부지런히 베품의 씨앗을 뿌리기를 기꺼이 하시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순간 순간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이웃을 배려하는 이타의 삶,
청렴한 일상, 내 한 몸 아낌없이 사랑한, 부부애의 극치로 달리신
달리기 선수셨습니다.
그 사랑 하나 간직하고 싶어
천국의 모형인 지상의 가정을 귀히 여기며
무던히 가정을 사랑한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 아들을 능가하는 좋은 사위였습니다. 그리고 또
주님의 가르침을 삶에 적용하려 열성을 보인 믿음의 아들이었습니다.
그 미소 다시 볼 수 없고 그 기도하던 손, 맞잡을 수 없어, 가슴 아리지만
오늘 당신의 급작스런 <쉼>에의 진입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그것도 십자가 위에서 온몸을 내어주기까지 한 <그 사랑의 완성>,
그 사건과 겹치면서 덜 깨어있는 저를 흔들어 깨웁니다.
영생의 소망으로 이어지는 구원의 확신은 말씀 안에서, 기도안에서
힘있게 흘러 제 가슴에도 구도의 물고를 트며 흘러들어옵니다.
하얀 구름 숲을 스치며 푸른 창공을 치솟아, 천상으로 가는 순수의 흰 꽃길을
마냥 올라 갔으리라 확신합니다. 찬송의 꽃 들판을 휘돌아 기도의 푸른 산맥을 타고
날아 올라가 인간이면 지나가는 길, 그 길을
주님이 사뿐히 안고 천사처럼 가볍게 함께 말입니다.
그 날은 하늘이 열리던 10월 3일
69번째 추수의 계절
천상병시인이 노래한 <귀천>에서 처럼 우리는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는
<소풍>하나 오늘 목격합니다.
순수하고 성실한 아들의 일회용 소풍
그것은
주소변경이었습니다.
그 남자 영혼은 이제 주소가 바뀌었단 말입니다.
땅에서 하늘로, 지상에서 낙원으로, 순간에서 영원으로
옮겨진
주소변경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를 믿으라. 그리하면 너와 네 집이 구원을 얻으리라 (행 16:31)'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시 23:1)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요 11:25)
이 말씀이 사랑하는 유족과 저, 그리고 여기 모인 여러 성도님들의 고백이게 허락한 그 남자의 천국입성,
이제 성령님의 타취하심이 우리 모두의 슬픔과 애석함을 어루만져 주실 것을 위로삼으며
눈물도 한숨도 아픔도 없는 주님 품에서 편히, 편히 쉬시옵소서!
*가장 낮은 사람- 예수 그리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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