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은 어디다 두지요? / 김영교
2010.02.25 04:42
힘겨웠던 투병의 다섯달
바같 세상은 초록이 살찌는 찬란한 5월
자녀 하나 없는 외로운 내릿길
숨 한가닥 푹 꺼지면서 친구는 육신을 벗었다
아직도 가슴이 식지않았을 때 달려가
눈을 감겨주고 턱을 닫아주었다
먼 작별은 그렇게 이루어졌다
와인에 취하고 허무에 취한 한 달
정신이 들어
유품 정리하는 친구남편
가진것이 너무 많아 혼란스런 남편
추리고 버려도 끝이없어
힘들어 진 남편
구름을 쫓아 지구를 몇 바퀴 돌고
한 때 가치를 두었던 크고 작은 흔적들의 집합
박물관 저택에서 밀어 내고 있었다
집 밖으로,기억 밖으로
와인잔 가득
마신 것은 눈물이었다, 고독이었다
밤이 이슥 해서
걸려온 전화 한통에 담긴 머뭇거림
"있는데 없어요
있는 걸 아는데 못 찾겠어요..."
수화기를 내려놓는 손에
매달리던 목소리
"여자들은 현찰을 어디에 두지요?"
오늘 밤
그의 건재를 확인한
나는
그리움의 낭떨어지에서 추락
끝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댓글 0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670 | 시 창작 - 나팔꽃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05.22 | 18466 |
669 | 여행수필 - 그리움은 흘러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05.22 | 9571 |
668 | 시 창작 - 셀폰소리 / 김영교 [3] | 김영교 | 2017.05.22 | 9151 |
667 | 신작시 - 우린 같은 방에 / 김영교 3/26/2017 [2] | 김영교 | 2017.03.26 | 8973 |
666 | 시 창작 - 나루터와 나룻배 - 김영교 [2] | 김영교 | 2017.07.14 | 8938 |
665 | 3월의 단상(斷想) / 김영교 [8] | 김영교 | 2018.03.07 | 4581 |
664 | 창작 시 - 날개와 지휘봉 / 김영교 [8] | 김영교 | 2017.10.04 | 4332 |
663 | 에니미모 | 김영교 | 2010.12.13 | 1579 |
662 | 가장 아름다운 나무(Loveliest of Trees)/번역 | 김영교 | 2007.02.28 | 1482 |
661 | 수필 - 이름 꽃 / 김영교 [17] | 김영교 | 2018.02.07 | 1364 |
660 | 수필 - 스카티가 남긴 자국 / 김영교 [10] | 김영교 | 2017.04.11 | 1344 |
659 | 수필창작 - 길이 아니거든 가지마라 / 김영교 | kimyoungkyo | 2018.08.08 | 1254 |
658 | 창작 시 - 가을표정 3 - 밤과 한가위 /김영교 [4] | 김영교 | 2017.10.13 | 1209 |
657 | 창작 시 - 들꽃 학교 / 김영교 [9] | 김영교 | 2017.09.17 | 1196 |
656 | 쉬어가는 의자 | 김영교 | 2016.11.06 | 1152 |
655 | 신작 수필 - 어머니날 단상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05.13 | 1134 |
654 | 창작 시 - 가을표정 4 - 호박 오가리 /김영교 [8] | 김영교 | 2017.10.16 | 1101 |
653 | 창작 시 - 배경에 눕다 / 김영교 [6] | 김영교 | 2017.09.23 | 1092 |
652 | 수필 창작- 바튼 기침소리 - 김영교 [5] | 김영교 | 2017.10.18 | 1091 |
651 | 창작 시 - 답답한 이유를 묻거든 / 김영교 [1] | 김영교 | 2017.10.24 | 10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