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잠 / 김영교
2011.07.19 05:44
흰 봉투에 실려
이민 온 후
넋이 빠진 삶
여물게 입 다물고 용케 견딘다
헤어지는 아픔 껴안고
켜켜이 잠재운 낯 설음
수집은 봄이 닫힌 입술을 흔들어 깨우면
바싹 마른 작은 모체
흙속에 내려가 몸을 섞는다
넉넉한 햇빛
물안개 새벽이면
가만히 있어도 가동되는
심장
고향 땅을 밟기 시작한다
다시 태어나기 위해
기다림에 맡긴 생
푸르게 꿈꾸는 눈망울들
머나먼 꿈 여기에 터전 잡고
빗장 푸는 겨울여정
손끝마다 희망의 호미질
설렘 드디어 기대의 아침에
코스모스* 핀다, 활짝 피어난다
깨어나는 우주.
*서울 친구가 보내온 코스모스 씨앗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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