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도 없는 것이 - 1

2006.01.03 10:52

김영교 조회 수:353 추천:80

냄새 발도 없이 앞장서서 흔드는 너의 손짓은 아지랑이 손잡고 만지지도 못하고 볼 수 없는 동거 오랜 세월이 지나도 언제나 반가운 너의 실존 꼭 껴안고 물기를 털어준다 갓 감은 윤기 도는 검은 머리 레몬 숲이 일렁인다 과수원을 돌아 아랫마을로 가는 바람 정면에 놓인 작은 대문 초인종을 누르면 어디에선가 달려 나와 반갑게 맞는다 동네 어구 길목마다 모양도 그림자도 없이 가득하기만 한 너 잠들어 있는 나의 호흡을 고르게 일깨우는 방향(芳香) 길을 잃지 않는 너의 행보가 고맙다 흐르기 시작하면 일어나 깊은 산* 계곡을 뒤도 안돌아 보고 줄지어 넘어가는 너 안에 길 하나 내가 사는 길. *산(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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