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펫 얼룩을 지우다

2006.08.13 11:29

김영교 조회 수:307 추천:64

처음에는 타인이었다

결 성근 옷을
구격대로 넓게 입고
있는 대로 털을 세워 뽑내던 질서의 영토

빈번하게 밟히는 숫한 자국
아래
비집고 들어앉는 먼지
점점 기죽어 가는 털구멍 마다
선명하게 나타나는 얼룩
감당못하여

이마에 살포되는 세재 뒤집어 쓰고
욕심의 찌꺼기를 빡빡 토하는
내부 청소

살속 깊이 벤 곰팡내
땟국에 칭칭 엉겨붙어 기어오르는 담장이 넝쿨
양심의 남창(南窓)을 덮어 막히는 시야
꼬인 몸을 풀어 헤치는
오늘 하루 만이라도 통풍이 되는
한 방에 몸을 던져 땟국을 녹이는
우리가 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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