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가기 (미주문학 여름호)

2006.07.26 21:25

김영교 조회 수:345 추천:62

- 아름다운 더위

다 내놓은듯
약간 걸치고
투명하게 흐르는
가벼움

구멍마다 지글지글 달아 올라
땀,
물,
비...흥건
뜨거운 지열이 밀려난다

짙은 그늘의 가로수
부채질하며 몸 흔들어댄다
주위가 시원해진다
정치바람은 아무리 흔들어도 내려가지 않는 이상기온

잠간 얼굴 내민 여름 한 나절
냉동을 향해 달리던 세상이 캄캄
훌러덩 벗고 또 벗어
세상아
몽땅 벗고
진실앞에 서라

일조량을 들고
푸르름을 길러다
지상에 쏟아 붓고 있는 아름다운 근육
움직일 때마다
수박 속에 녹아있는 여름을 베어 먹던 기억
수없이 배설한 물기
행복했던 짧은 여름밤의 꿈
획획
돌아가는 선풍기에 걸려있다

더위는 있는데
도시는 없고
그리움은 있는데
사람들은 피서갔는가
정보의 질주에
숨 가쁜 차량의 행렬뿐이다

더위가 비켜준다
빵빵대는 저 속도에
지하철 무료승차권이 땀에 젖는다
현기증도 젖는다.

미주문학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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