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뻣뻣한 나무 심기

2006.09.07 07:48

김영교 조회 수:341 추천:69

        김영교

얼음 강 밑으로 흐르던 강물
4월의 초입에 속도를 더 한다
초록이 앞장을 선다

서서히 스며들어
매몰차게 굳어있는 땅
냉랭한 가슴부터 허물고
부드럽게 껴안을 흙 포대기
으깨고 으깬다

무관심 저편 겨우내 잠자던
기대
이 천년 전 그 삶을 걸고
나무를 심는다
물을 뿌려준다

구름이 지나도 수줍음 타는 꽃잎들
제 흥에 겨워 사계절을 여닫는 들꽃들
그 아름다운 속살댐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기다리는 대지의 심장에

목이 굳어
자라는 속도가 더딘 사람을
식수를 하는
그의 의도
지구를 몇바뀌 돌고 온 바람이
알려주어
이제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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