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滿開)
2005.08.01 10:42
김영교
사랑 한 오라기 걸치고 온 몸을 던진다
캄캄한 작은 방
이슬로 간신히 목을 적시는 그 갈증
깊은 밤 혼자 깨어
별을 품다가 새벽이면 돌아서는 발길
있는 체온 다 주었다
땡볕에 뺨을 갖다대면
불거져 나오는 수줍음의 길
여린 살갗이 파르르 떨며
기다림의 눈꺼풀을 살포시 밀어 올려
드디어 치미는 환희
그 순간
팍 터지며
환하게 열리는 세계
하늘은 푸르게 찔리고
지상은 오색의 물결
가이없는 아름다움
한없이 넘칠 뿐
지금, 여기에
나 또한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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