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주머니
2007.12.26 21:37
어느 날
아주머니 역에서
소속감이 분명한 '할머니' 행 열차를 타는데
"이모, 이모는 할주머니야!
할주머니-"
반개의 눈금 상승이었다
미역국 젖살 오른 첫 손자
머리카락 있는대로 위로 치솟아
포큐파인 헤어 베이비
오물거리는 입과 반짝이는 두 눈동자
그 심장 박동을 가슴에 꼭 안고
유심히 살핀다. 있는것은 다있구나
손톱도 트림도 똥도 방귀도 재채기까지
내 속도로 말하고
내 식 대로 얼러고
최선을 다해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기쁨
사랑의 포대기로
등에 업으면
그의 채온이 내게로 옮아와
그만
내가 그에게 업힌다
잠자는 동안에도
그 조그만 몸집이
우주 크기의 천을 짠다
세상의 모든 할주머니를 포개 업을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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