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김영교

2008.11.24 02:34

김영교 조회 수:509 추천:90

한 몸이었던 기막힌 인연을 어쩌랴 걷잡을 수 없었던 너의 발작과 신경질에 무척 힘들었던 세월이 있었다 너의 정체를 알고 난 후 덮쳐오는 광풍이 쓸어 뜨린 내 몸의 6.25 어루만지고 쓰담아 더러는 위협도 하고 참으로 많은 기도가 너를 껴안고 함께 딩굴었던 고통의 무게 세포는 잊지않고 있다 아파 울고 외로워 울고 뉘우치며 울고 지세운 밤마다 밤하늘의 총총한 별들의 이동 내 침상의 천정에 쏟아져 들어와 박히던 은총의 순간들 <나>는 없고 또 없어지던 그 기분 약도 돈도 또 약속같은 것 더군다나 사람은 믿을 게 못된다 네가 아르켜준 값진 교훈 스승같은 너를 그렇게 돌려세우고 개선장군처럼 모자를 벗고 성근 머리를 쓸어넘기며 그래 이제는 나의 길을 간다고 입술을 깨물며 두꺼운 안개 뚫고 여기까지 달려왔다 키모 불쏘시개를 태워 파아란 심호흡의 질서에 들어 섰을 때 생명의 길은 나를 떨리게 했다 위기의 단애를 넘었다고 안도했던가 숨어있던 복병이 처연하게 나타나다니... 이라크의 살벌한 전장이 떠오른다 승전 경험의 깃발을 걸고 詩의 육해공군 철통같은 아군의 수비태세 허허벌판 국경은 안전할까 오래 전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무서운 전투> 였다. 폭탄 투하는 땅위에 남겨둘 이름 석자를 위해 몸 바쳤다. 사선(死線)의 돌맹이 앞에 산 크기의 바위는 승부를 넘어섰다 요새(要塞)같은 버팀목, 그래 그 버팀목에 기대어 우리가 결별할 때 감사눈물을 흘리며 기뻐했음을 고백한다 사흘 후면 추수감사절 그 기쁨의 의미는 웨이겁 콜 아침마다 늦잠자는 감사를 일깨우고 있다 왼쪽 가슴은 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른쪽이 나의 자존심을 지탱시켜준다. 그 기쁨은 밀가루 반죽처럼 감사에 얹혀 마냥 부풀어지고 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90 빈 의자 1 / 김영교 김영교 2009.10.29 488
389 굼부리 갈대 숲 김영교 2005.03.16 488
388 신년인사 김영교 2003.01.06 488
387 폐차장 교실 / 김영교 김영교 2009.01.29 487
386 사과 김영교 2007.02.05 487
385 기쁨을 향하며 / 김영교 김영교 2010.08.27 486
384 생일선물(한마음) 김영교 2006.11.22 485
383 나뭇잎 김영교 2005.11.23 484
382 서울풍경 6 / 김영교 김영교 2011.02.03 482
381 바다는 시집 김영교 2003.03.05 482
380 생일 김영교 2011.04.13 481
379 유산의 길목 김영교 2011.02.03 481
378 당신의 두손에 / 김영교 김영교 2010.12.22 481
377 냄새 /김영교 김영교 2010.03.12 480
376 도시락 - 김영교 김영교 2007.11.14 480
375 쌈밥 김영교 2004.12.09 480
374 작은 그릇 김영교 2003.03.14 479
373 생일이 배낭매고/김영교 김영교 2007.11.17 475
372 꿈 / 김영교 김영교 2009.02.14 475
371 2월에는 김영교 김영교 2010.02.04 475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5
어제:
4
전체:
647,7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