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견

2004.01.09 12:57

김영교 조회 수:451 추천:145

바람따라
산을 못 오를까
강을 못 건널까
사람들의 냄새가 진한
바닷가 높은 집

주말 이른 아침에
고운 햇빛이 덜 깬 정원을 흔들 때
아름다운 기억들이 봉긋한 그린힐* 언덕을
단숨에 내친
그 감격의 진동
가누기 힘들었던 독대의 순간
걷잡을 수 없이 번지는 이슬

남아 있는 절대 체온에
향그러운 생명이 눈 떠
저 멀리 뿜는 푸름
구름을 뚫고 바람을 건너 옥토에 눕는다

모두들 있는데 있고
단연코 없는데 있는 이여
터질듯 벅찬 놀라움에
가슴이 환하게 동트고
새소리 사방에 들려왔다

순수가 하얗게 피는 언덕
단독 회견의 길.

*Green Hill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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