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거리/코리안 저널 2/2008

2007.11.12 13:26

김영교 조회 수:452 추천:75

길을 달린다 시속 몇마일로 몇시간이면 닿는 목적지 인간의 머리가 계산을 한다 '늦는구나' '시간이 없구나' 의식의 표시판이 뜨면 힘 좋은 네 바퀴는 기본속도를 넘어 충돌을 비껴간다 추월하고 추월하고 줄 바꾸고 줄 바꾸고 파브로티가 거추장 스럽다 오늘은... 손잡이가 신경줄을 거머쥐고 몸은 긴장이 삼켜버린 짐짝이다 습관이 속도를 달리고 솜씨는 묘기를 달리는가 차체와는 별도로 인체는 숨을 못쉬고 의지와는 달리 오줌이 찔끔 위기감에 뼈속까지 저리다 등골을 타고 흐르는 식은 땀 출발 초기의 편안한 승차감이 정신없이 흔들리고 있다 삶의 길을 간다 속도가 긴장하는 안개 두꺼운 길 위에서 시야가 캄캄 절벽으로 막을 때 안전거리를 지키며 갈 수 있는가 내 차의 후진 성능 핑개로 너무 천천히 세상 교통흐름을 방해한 적은 없는가 당신과 나 사이 정비는 되어있는가 추월도 말고 질식하지 않을 손가락 마디 하나의 거리 안전, 기본 법규를 지키는 관계인가, 우리는. 시작메모: 상생의 윈윈 비결은 <안전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밀착되면 숨도 쉴 틈새가 없어 질식하게 되고 너무 원거리면 의사소통이 안되어 교감이 없다. 사랑에서도 적용된다. 독점하는가 싶으면 빠저나가고 너무 느슨하면 관심밖에 놓였나 싶어 의존적 행복이 흔들리게 된다. 당겼다 놓고 놓았다는 관심을 쏟는다. 오래 가는 사랑의 방정식이다. 세상모든 관계에 산들바람이 들낙일 수 있는 <간격>을 허락하는 여유, 그 마음 가짐이 <안전거리>가 아닐까 싶어 운전속도와 운전태도를 시적 형상화로 전개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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