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

2004.05.27 17:01

김영교 조회 수:468 추천:142

늦도록
공드려 그럴듯하게 지은 모래성
큰 파도가 와서 한번 휩쓸고 가버리면
몹시 안타까워 소리소리지르며
가슴치던 어린 시절

세상 바닷가에
무너저 내리는 인간의 약속
'그 허무함에'
몸부림 치던 겨울
금새 없어지는 것들의 짧은 깜박임
그 뒤에 텅 빈 공간이 줄을 잇고

철 든 어느 날 오후
그 <지워짐>이 열림으로 가는
또 다른 길이라는 깨달음이
마음의 해변에 쫙 펼쳐졌다

촘촘한 소망의 모래벽돌이 되어
또 올라가는 모래성
그 다음 날 부터.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0 굼부리 갈대 숲 김영교 2005.03.16 488
129 강가의 겨울나무 김영교 2005.03.07 450
128 우리집바다 김영교 2005.02.04 344
127 쁨바 쁨바 그 사이에 김영교 2005.01.31 647
126 오늘을 산다 김영교 2005.01.31 364
125 낚시꾼의 하루 김영교 2005.01.24 438
124 베틀에 앉아 김영교 2005.01.24 290
123 내 안에 두개의 짐승 김영교 2005.01.23 566
122 우물 김영교 2005.01.13 320
121 젖는다는 것은 김영교 2005.01.12 388
120 만개(滿開) 김영교 2005.01.02 372
119 위로 치솟는 작은 몸짓 김영교 2005.01.01 374
118 보름달만 보면 김영교 2004.12.30 349
117 홍삼차 김영교 2004.12.25 304
116 내 속을 헤엄치는 은빛 지느러미 김영교 2004.12.23 500
115 12월의 나침반 김영교 2004.12.20 409
114 여행 김영교 2004.12.11 399
113 먼지 김영교 2004.12.10 377
112 쌈밥 김영교 2004.12.09 480
111 겨울 별자리 김영교 2004.11.29 407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8
어제:
13
전체:
648,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