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미소

2003.03.31 11:53

김영교 조회 수:436 추천:145

가지끝에
대낮 같은 미소 하나 매달려 있다
갈증이 타는 목구멍을
그 미소로 축이고

하늘을 향해
지르는 고함이
목을 조이며
안에 있는
바람의 살점을 도려낸다

지탱할 수 없이 아픈 나날들이
첩첩 계곡을 흐르는 동안
소리는 무너져 내리고
간신히 열어 놓은 마음 끝 창공에
지면서 더 고운 노을이 눈부시다

하루를 비우고
들어가 앉는 방마다
채우는 미소가
한 자루 초가 되어 타오른다

눈썹 위
넓게 펼쳐진 바다를
지워지지 않는 얼굴의 그 미소가
환하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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