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돈도 비치(Redondo Beach)에서 - 김영교

 

집 근처에 있는 아름다운 리돈도 비치는

태평양 바다를 품고 너그럽게 넘실댄다

 

걸친 내 옷이 거추장스러울 때면

그 해변에 간다

 

알몸으로 밀고 오는 너를 만나는 일

유쾌하다, 대하기조차 부끄러울 때도 있다

 

목 주위 뻣뻣한 스트레스

눈치 채고 풀어주는 너는 참으로 기특하구나

칭칭 감기는 욕심 섬을 돌아

불빛 황홀한 항구의 밤에게 손 흔들어 주고 

이렇게 가볍게 달려오는 너

부럽구나!

 

걱정 무게에 짓눌린

자유롭지 못한 나를

측은 한 듯 내려다보는 물새들

 

아 구멍난 편안한 운동화처럼

얼마나 닳아야 하나, 나는

해변에 오면 영혼 밑창까지 바람 먹고 서있다

그런 나를 내려다 보는 노을 고운 서쪽 하늘

 

훌훌 내려놓고 물살 따라 한 번이라도 출렁여 보았느냐 바다는

나를 철썩이고 있다.

2017 1/29 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30 쪽지글 - 비범한 괴짜, 김점선의 그림과 친구들 / 김영교 [6] kimyoungkyo 2017.02.26 227
529 신작시 - 안으로 나를 밀어 넣고 - 김영교 [10] kimyoungkyo 2017.02.24 165
528 퇴고 수필 - 꽃구경 / 김영교 2-20-2017 [6] kimyoungkyo 2017.02.20 282
527 퇴고시 - 꿈꾸는 빈 통 / 김영교 2-2-2017 [4] kimyoungkyo 2017.02.20 406
526 퇴고 시 - 오늘도 나는 기차를 그린다 / 김영교 [4] kimyoungkyo 2017.02.20 118
525 퇴고수필 - 줄 두 개 뿐인데 / 김영교 [6] kimyoungkyo 2017.02.16 224
524 퇴고수필 - 웃음이 이긴다 / 김영교 [11] kimyoungkyo 2017.02.13 209
523 퇴고수필 - 짦음의 미학 / 김영교 [12] kimyoungkyo 2017.02.11 635
522 시 - 틈 외 신작수필 - 화요일은 그녀와 함께 - 김영교 [13] 김영교 2017.02.05 387
521 퇴고수필 - 과외공부 / 김영교 [2] 김영교 2017.02.05 137
520 신작수필 - 학처럼 날아서 / 김영교 [2] kimyoungkyo 2017.02.04 291
519 신작시 - 작은 가슴이고 싶다 / 김영교 [3] kimyoungkyo 2017.02.04 219
518 신작수필 - 가족 / 김영교 [9] 김영교 2017.02.02 247
517 퇴고수필 - 또 하나의 작은 소요(小搖) [4] 김영교 2017.01.30 142
516 신작시 - 양말, 맨 아래에서 / 김영교 [5] 김영교 2017.01.29 157
» 신작시 - 리돈도 비치에서 - 김영교 [4] 김영교 2017.01.29 227
514 신작시 - 바탕화면 / 김영교 [2] 김영교 2017.01.27 91
513 퇴고수필 - 보이지 않는 손 - 김영교 김영교 2017.01.25 64
512 퇴고 시 - 부부 밥솥 / 김영교 [3] 김영교 2017.01.25 59
511 퇴고수필 - 파격의 멋 / 김영교 [4] 김영교 2017.01.21 381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2
어제:
15
전체:
647,8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