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장균 '방울뱀' 이 아침의 시[-g-alstjstkfkd-j-]잘 만났다 나도 이 곳으로 쫓겨 온 후 고통이나 절망을 식은 죽 먹기로 했다 독하기는 매한가지다 한판 붙어보자 쫓고 쫓기기를 몇 번, 헛 발길질도 몇 번 또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나는 이 비생산적 자존심에서 한 발 물러서기로 한다 그놈도 내 뜻을 짐작한 모양이다 또아리 틀었던 흉물스러운 고정관념을 풀고 안전거리 밖으로 철수했다

우리는 독과 독의 극한 대결을 버리고 무승부를 택했다
때로 독을 푸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했다 또, 다른 세상으로 추방당하기보다는 이 세상을 택했다 현실이 가장 좋은 대안이었다 저 구불구불하면서도 강인한 생존의 방울 소리가 그것을 확인시켜주었다
                             유장균(1942-1998) '방울뱀'중

열악한 사막에 서식하는 방울뱀은 치열한 이민의 삶 속의 시인 자신이고 우리들 자신임을 확인시키고 있다. 거칠고 메마른 모랫벌, 펄펄 끓는 돌덤불이나 선인장, 가시나무 밭을 배를 깔고 기면서 고통이나 절망의 곤충들을 잡아먹고 연명하는 방울뱀, 독(악)만 남아 독종 일 수밖에 없다는 이민 초창기의 어려움을 잘 묘사하여 생존의 절박성을 깊이 드 려다 보게 만든다. 어느듯 그 애환에 동화되어 이민 삶은 선택이지 추방이나 탈출이 아님을 재인식시킨다.이민현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생존이 미덕임을 환기시키며 두손을 불끈 주먹쥐게 만든다. 고뇌의 벌판을 넘어 이민시대의 미래지향적 지평을 넓혀주고 있어 가슴이 따뜻해진다.
                                            김영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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