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이 아침의 시 (3/29)

2005.03.25 02:27

김영교 조회 수:123

정호승(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g-alstjstkfkd-j-]이아침의 시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도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도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1950-) ‘봄길’ 전문

생명체의 시작과 종말, 길이 다한 곳에 기다리고 있는 좌절과 죽음, 그 안에서도 남아있는 희망을 시인은 노래한다. 사랑만이 상실된 관계를 회복시킨다. 인간의 살길은 스스로 길이 된 사람을 만나 동행하는 삶의 길을 열어 보이고 있다. 부활되는 생명, 때가 다하여 몽땅 벗을 줄도 알고 새 옷을 입을 줄도 아는 겨울나무는 슬퍼하지 않는다. 다시 올 봄을 믿기 때문이다. 유한한 사랑의 소멸 뒤에 오는 깨달음은 하늘의 호흡을 시작한다. 이때 시인이 제시하는 길은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불멸의 길이다.
나를 먼저 사랑하고 나를 기다린 “길”로 온 그에게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선택은 우리의 몫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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