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바라기

2004.09.30 01:27

오연희 조회 수:399 추천:39

해 바라기/오연희 시골집 뒷 마당에 노란치마 활짝펴고 햇님 향해 눈짓하던 해바라기 몇 그루 때글때글하게 영글은 얼굴 씨알 몇개 뽑아 깨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살 내음 햇님도 반했네 햇님과 해바라기 주고받는 눈길에 해 바라기 하고 있던 동네 개구장이들 벌겋게 익어 버렸네 *해-바라기: 양지쪽에서 볕을 쬐는일 해바라기/오연희 오늘 아침 파머스 마켙 꽃집 아저씨 얼굴 환하게 비추던 어릴적 시골집 노랑 해바라기를 보았네 아, 그런데 저건뭔가 발그레한 치마로 얼굴 뒤집어 쓴 주홍빛 해바라기 햇님은 원래 붉은 빛이었다고 항의하고 있었네 노랑 빨강 해바라기 한 아름 안고 오는 길 해보다 뜨거운 불길 내 가슴에 번져왔네 빨간 해바라기/오연희 부르다 부르다 터져버린 핏빛 가슴 그 눈물 알알이 박힌 빨간 해바라기 그리움 안은 채 투명한 화병에 여장을 풀었다 참았던 그리움 왈칵 쏟으니 흥건한 핏빛 연못 추억빛 선연해라 이른 아침 말간 연못에 비추인 얼굴 순수의 그 노란빛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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