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꽃 / 마종기

2006.06.29 03:29

유 봉희 조회 수:595 추천:59

축제의 꽃 / 마종기 가령 꽃 속에 들어가면 따뜻하다. 수술과 암술이 바람이나 손길을 핑계 삼아 은근히 몸을 기대며 살고 있는곳. 시들어 고개 숙인 꽃까지 따뜻하다 임신한 몸이든 아니든 혼절의 기미로 이불도 안 덮은 채 연하고 부드러운 자세로 깊이 잠들어 버린 꽃. 내가 그대에게 가는 여정도 따뜻하리라. 잠든 꽃의 눈과 귀는 이루지 못한 꿈에 싸이고 이별이여, 축제의 표적이여. 애절한 꽃가루가 만발하게 우리를 온통 적셔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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