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터

2013.01.03 13:32

성백군 조회 수:696 추천:9


  내비게이터 / 성백군
                                                                                    

  시동과 동시에 시작되는
  아내의 길 안내
  처음에는 잔소리더니
  어느새 내비게이터가 되었다.

  “차선 바꾸고, 먼저
  신호부터 줘야지, 멈춤. 사인이야!”
  눈 흘기며 돌아보면 찔끔하다가도
  또 시작이다
  하기야 우리는 서로가 부부이니
  아내는 입으로 머리로 나는 손으로 발로 운전한다.
    
  이러고 산 지가 몇십 년
  아내의 잔소리가 없으면 일상도 멈춰 선다
  당신이 없으면 머리가 하얘진다고 하였더니
  당신이 없으면 내비게이터가 무슨 소용 있남, 하다가

  “여보 조심해!”
  끼이익 블레이크 밟는 소리
  “나 과부 될 뻔했잖아,” 사람들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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