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est Carter[-g-alstjstkfkd-j-]Forest Carter작가의 <The education of the little tree>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로 번역  1996년에 아름드리미디어에서 출간했습니다. 본래 원작은 1976년에 출판되었지만, 출판 당시엔 주목을 받지 못했는데, 작가가 54세라는 짧은 생애로 내세를 기약하며 영혼의 바다로 건너 간지 사후 12년후부터 점점 더 평가가 높아지다, 1991년에는 무려 17주동안 뉴욕타임즈 베스트 셀러 1,2위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제1회 에비상(abby),  American Bookseller's book of the Year를 획득했는데, 전미 서점상 연합회가 선정한 이 상의 선정 기준은 서점에서 판매에 가장 보람을 느낀 책이라고 합니다.

포리스트 카터 작가는 <택사스로 가다><조지웰스의 복수의 길><제로니모>의 저자이기도하며 이 책은 일종의 자서전적 기록으로 소설속의 할머니는 순수 체로키였던 포리스트 카터의 고조모와 어렸을 때 자신에게 세익스피어를 읽어주던 저자의 어머니의 모습이 합쳐진 인물이라고 합니다. 또한 소설 속 할아버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의 할아버지 모습과 일치하고 실제로 소설 속에서 처럼 저자가 열살경에 돌아가셨다고합니다.

백인과 인디언의 혼혈혈통을 이어받은 포리스트 카터의 삶은 네 다섯살 때부터 그의 할아버지와 불가분하게 얽혀지는데, 원제 The education of the little tree처럼 작가의 할아버지는 그를 처음에는 '작은 싹'이라 부르다 좀더 자라고 나서부터는 '작은 나무'라고 부르면서, 작가는 할아버지로 부터, 감사를 기대하지 않고 사랑을 준다든지, 또는 필요한 것 외에는 대지에서 가져가지 않는다든지 하는 체로키족의 삶의 생활철학을 배우게됩니다.

그래서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에는 할아버지가 작은 나무에게 전해주고자 했던, 체로키들의 세대를 이어오면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오는 많은 가르침들이 녹아있습니다.

소설 속 주인공 작은 나무는 다섯살 나이에 부모를 잃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산으로 갑니다. 그리고 조부모님으로 부터 자연을 이해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한 인디언 혼혈소년의 이야기를 통해 인디언들의 사람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 대한 삶의 지혜와 자연에 대한 경건한 깨달음을 말이 아니라 느낌과 감동으로 전해줍니다.

처음 산으로 가는 길에 ... 주인공이 느끼는 대목이 있는데, "그렇게 한참을 걸어가자 바퀴자국이 난 널찍한 길도 끝나고,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산길로 들어섰다, 언듯 생각으로는 우리가 산을 짓밟으며 앞으로 갈 것 같았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산이 손을 벌려 온몸을 감싸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발자국 소리가 조금씩 울리고 주위에 뭔가 꿈틀거리는 것들이 있었다. 만물이 다시 살아나기라도 하듯 숨소리들이 나무들 사이에서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라고 주인공은 자연과의 첫만남을 서술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내게 지난일들에 대해 알려주고싶어하셨다, 두분은 '지난 일을 모르면 앞일도 잘해낼수 없다. 자기 종족이 어디에서 왔느지를 모르면 어디로 가야될지도 모르는 법'이라고 자주 말씀하시며 정부군이 인디언들을 이주시킨 이야기 <눈물의 여로>를 들려줍니다.

"어느 날 정부군들이 세로운 백인 개척민들에게 체로키족의 땅이 아닌 곳에 정착하는 서류라고 사인을 시키고, 거기에 서명을 하자 더 많은 병사들이 와서 내용이 바뀌었다고 다시 사인을 시켰는데, 그 종이는 체로키족의 골짜기와 집, 산을 포기하겠다는 내용이었고 체로키족은 저 멀리 해지는 곳으로 가야만했다.

수많은 체로키 족들이 끌려와 소와 돼지처럼 원안에 밀어넣어지고, 많은 날이 지난 후 그들은 마차와 노새를 가져와 해가 지는 곳까지 타고가도 좋다고 했지만 체로키 족에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마차를 타지 않았다 덕분에 체로키 들은 무언가를 지킬 수 있었다. 그 것은 볼 수도 입을 수도 먹을 수도 없는 것이었지만, 그들은 그 것을 지켰다. 그 것을 지키기 위해 마차를 타지 않고 걸어갔다. 고향산이 멀어져가자 사람들이 하나 둘 죽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주검은 몇백몇천으로 불어나 3일에 한번씩 매장을 하며갔지만, 병사들은 하루빨리 이 일에서 손을 떼기 위해 죽은 사람을 수레에 싣고가라고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죽은 이를 수레에 싣지않고 자신들이 직접 안고 걸었다. 남편은 죽은 아내를 안고, 아들은 죽은 부모를, 어미는 죽은 자식을 안은 채 하염없이 걸었고, 아직 아기인 죽은 동생을 안고가다 그 옆에서 자고일어나 다시 걸었다. 길가의 사람들은 서서구경을 하다 울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체로키들은 울지 않았다. 마차에 타지 않은 것처럼 울지 않으며 자신들의 마음을 내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 행렬을 <눈물의 여로>라 부른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살아남은 작은 나무의 증조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만난 이야기, 작은나무의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며 말로만 들었던 체로키인디언들의 삶을 깊이 묵상하며, 특히나 우리 같은 이민자들의 삶을 뒤돌아보게합니다.

점점 산을 이해하고 할아버지를 돕는 일이 익숙해지는 작은 나무에게 할머니는 "뭔가 좋은 일이 생기거나 좋은 것을 손에 넣으면 무엇보다 먼저 아웃과 함께하도록 해야한다. 그렇게 하다보면 말로는 갈 수 없는 곳까지도 그 좋은 것이 널리 퍼지게 된다. 그 것은 좋은 일이다"라고 하시며, 사람들은 누구나 두개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의 마음은 몸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을 꾸려가는 마음으로 누구나 이 마음을 가져야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것들과 전혀 상관이 없는 또 다른 마음이 있다고. 이 마음이 바로 영혼의 마음이라고 부르셨다.

만일 몸을 꾸려가는 마음이 욕심을 부리고 남을 이용해 이익 볼 생각만하고 있으면, 영혼의 마음은 점점 졸아져서 밤톨보다 작아지고 그래서 사람이 죽었다 다시 태어나야하는 때, 평생욕심부린 사람은 죽고나면 밤톨만한 영혼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어 어떤 것도 이해할 수가 없게 되며 영혼은 점점 더 작은 땅콩만해지다가 결국은 그 것마저도 완전히 사라져 영혼의 마음을 잃어버리게 된다고.

이런 사람은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이라고 하시며 주위를 보면 이런 사람들이 보이는데, 자연은 생각지않고 몸의 마음이 원하는 대로만 하는 무엇이든 남용하는 사람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바로 밤톨 영혼을 가진 죽은 사람들이라는 대목과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엔 네가 더 많이 참고 노력하여야 한단다. 그래야 그 사람이 불편하지 않아서 네가 나중에라도 미안하지 않을 거니까" 같은 곳곳에 빛나는 지혜가 담긴 이 책은 특히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는 필독서라는 느낌입니다.

결국 조부모님과의 짧은 2년여의 생활 후, 정부는 아이에게 열악한 환경이라고 작은 나무를 강제로 분리하지만, 작은나무와 할아버지의 염원대로 돌아오게됩니다. 그러나 겨우 열살의 나이에 또다시 윌로존,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의 죽음을 차례로 맞으며 홀로 뿌리내리는 작은나무의 역경들이 독자들을 울리며 과연 우리가 부르는 좋은 환경이란 무엇인가를 곰곰 생각하게 합니다.

그 중에 윌로 존이 임종을 맞이하며 하는 이야기가 가슴에 오래 남습니다. " 저 큰 소나무 아래에 나를 묻어 주게. 살아오면서 그간 저 나무에게서 많은 열매를 얻고 도움을 받았는데, 내 몸뚱이 정도가 묻히면 아마 2년 정도의 좋은 거름이 되어 줄거야.""내가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께. 그리고 잊지 말게... 다음 번에 태어나면 분명 이번보다 훨씬 더 좋을 거라는 걸...."

페이지마다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과 하나가 되기 위해 화친하는 삶의 지혜들이 오늘날 지구온난화를 맞고 있는 우리 현대인의 방만한 삶을 깊게 반성하게 하며 안도현 시인의 독후감처럼, 이 책에는 우리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합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가 죽기 전 작은나무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에는 "작은 나무야, 나는 가야한단다. 네가 나무를 느끼듯이, 귀기울여 듣고 있으면 우리를 느낄 수 있을 거다. 널 기다리고 있으마. 다음번에는 틀림없이 이번보다 더 나을거야. 모든 일이 잘 될 거다. 할머니가."

마치 할머니가 죽음이라는 징검다리가 아니라 집앞 냇가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며 손자에게 나지막히 건네주시는 말씀같은 구절에서 체로키인디언들의 윤회사상과 삶에 대한 긍정적 눈길이 가슴을 데워 이 책을 읽은 날은 제목처럼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이었습니다.


(02-19-2011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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