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야, 나비야_ 데미안허스트와 호접도

2004.12.21 14:01

강학희 조회 수:410 추천: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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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YOU NEED IS LOVE, LOVE, LOVE (DIAMOND DUST) Damien Hirst  h: 60 x w: 60 cm / h: 23.6 x w: 23.6 in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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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ien Hirst In Love -- Out of Love 1998 house paint with butterflies on canvas ca. 48 x 96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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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계우-호접도(蝴蝶圖), 19세기 중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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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승 / 부귀호접 / 48.5*15.2cm _간송미술관

 

 

 

 

 

 

 

 

 

 

 

 

아있는 열대지방의 나비 수백마리를 채집해왔다.

 

 

모노크롬 글로스가 듬뿍 발라진 끈적한 캔버스에 나비들이 달라붙는다.

 

 

옴쭉달짝 못하는 나비들은 그렇게 서서히 캔버스위에서 죽어간다.

 

 

산란에 임박한 어떤 나비는 그 죽음의 캔버스 위에서도 알을 깐다.

 

 

죽음의 공포앞에서도 예상치 못한 생명의 연장이 처연하다 느껴진다.

 

 

누구의 말대로 인생은 늘 예상치 못한 것들의 연속.

 

 

멀리서 보는 캔버스는 고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에 쏟아지는 오색찬란한 빛처럼

 

 

눈부시게 아름답다. 뚜벅뚜벅 걸어와 캔버스에서 발견한 것은 실제 나비들의 날개들이 만들어낸

 

 

그들의 주검, 나비의 무덤임을 발견하고는 이내 손발이 오그라든다. 소름이 돋는다.

 

 

데미안허스트의 "in and out of love" 이란 작품이다.

 

 

 

 

 

"예술이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모든 예술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하는 방법은 아주 많다. 어려운 것은 자신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아는 것이다. 일단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그것을 들려주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미술계의 이단아,악동이라고도 불리며 현대미술의 흐름과 판도까지 바꾸어 놓은

 

 

천재 아티스트 데미안허스트는 다양하고 독창적인 방식으로 삶, 죽음, 사랑, 믿음, 배신

 

 

등 인간의 연약함과 죽음에 대한 공포에 대해 이야기 한다.
수백만 마리의 나비를 캔버스에 붙인 '나비시리즈'
유리관 안에 살충 점액 스티커에 달라붙어 죽어가는 수백 마리의 나비들을
넣어두기도 하고 다이아몬드 가루를 뿌리기도 하였다. 

 

 

혹자는 그의 작품은 몬도가네식 아트로 호러에 가까운 죽음의 공포와
전율을 흐르게 한다고 했다.

그의 이런 작품의 주제는 죽음을 대하는 인간 심리의 모순된 욕망과 허위의식이다.
그는 이러한 주제를 매우 직접적이고 충격적인 표현 방법으로 관객에게 제시함으로써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켜 왔다.

 

 

 

 

 

미안허스트의 나비시리즈를 보노라니 조선말기 남호접, 남나비라는 닉네임으로 불리웠던

 

 

나비화가 남계우가 떠오른다. 사실 나비그림으로는 비교할 수 없는 선배이지만.

 

 

남계우는 사대부 가문의 선비화가로 정3품까지 올랐던 그당시 상당한 부르조아 계층이었다.
남종 문인화가 주름잡았던 그 시절 하찮게 여겨졌던 꽃과 나비 그림을 진한 채색화로
실제에 가깝게 그려 요즘의 극사실화풍에 부합하는 정교하고 세밀한 필력을 자랑하였다.

 

 

남계우가 나비를 얼마나 좋아했는가하면
집안에 들어온 나비를 좇아 평상복 차림 그러니까 요즘으로치면 츄리닝 바람으로 동대문
밖까지 나간 적도 있다는 설화는 유명하다.

 

 

남계우의 호접도는 적어도 데미안허스트의 나비시리즈처럼 잔인하지는 않냐고 할 수 있겠으나

 

 

또 그렇지도 않은것이 불후의 명작을 위해 수단과 표현방법은 다르지만 나비들의 희생이 있었고

 

 

그외도 유사한 점이 몇가지 있다.

 

 

그는 나비의 정확한 묘사를 위해 수많은 나비들을 채집해 책갈피에 끼워놓고 관찰했다고 하며,

 

 

나비그림을 그릴때는 실물 나비를 창에 대고 종이를 얹어 유지탄(버드나무 숯)으로 윤곽을
그린 후 채색을 했다고 하니 말이다.

 

 

데미안은 나비시리즈 중 작품위에 다이아몬드 가루를 뿌리기도 하였는데 부잣집 선비님답게

 

 

남계우 또한 초호화 럭셔리 재료들을 사용하였다. 

 

 

노란색은 실제로 금가루를 썼고, 흰색은 천연진주 가루를 내어 채색하였다니 작품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해골에 다이아몬드를 박아놓았던 데미안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 같다.

 

 

 

 

 

우리 민화에서 호접도, 백접도,군접도라 불리는 나비 그림은 주로 꽃과 함께
그려져서 기쁨,사랑,영화,부귀,부부간의 화합의 뜻을 담고 있다.

 

 

대개 나비는 남성, 꽃은 여성을 의미하고,나비 한쌍은 남녀 한쌍으로 비유되기도 한다.

 

 

데미안의 나비시리즈의 제목들도 love라는 말이 유독 많이 나온다. 나비들의 시체를 붙여놓고

 

 

붙이기엔 뭣한 제목이지만 그 빛깔들 만큼은 사랑스럽지 아니하다 할 수 없다.

 

 

또한 데미안의 나비시리즈는 호접도의 주제와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호접도는 부귀를 뜻하는 모란꽃들과 더불어 영화, 화합,사랑에 대해 노래하지만

 

 

궁극에는 인생의 덧없음 바니타스와 같은 허무함을 내포하고 있어 데이안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남계우 말고도 호접도를 그린 화가들은 여럿있는데 그 중

 

 

이번 2010년 간송미술관의 봄전시 '조선망국 100주년 추념회화전'에서 선보인 작품중에 이경승의

 

 

호접도들이 눈에 들어온다. 나라의 안위와 흥망이 뿌리라 할때 문화와 예술은 그 꽃이라 할 수 있다.

 

 

구한말 나라 잃은 슬픔은 뿌리가 흔들리는 고통이 되어 예술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서병건,이경승 등은 복잡한 세상사를 등지고 나비그림을 그렸다.

 

 

풍전등우와 같은 조선말기 그 시대의 혼란과 대비되어 나비들의 자태는

 

 

황홀할 정도로 슬프게 아름답다. 

 

 

역사를 외면했다기 보다는 나라의 안위와 태평성대를 바라는 간절한 바램의 표시가 아니었나 싶다.

 

 

 

 

 

 

 

 

蟪蛄蟋蟀可憐蟲

 

 

凄冷稿枯又怯風

 

 

最是繁華唯蛺蝶

 

 

一生花底似秦宮 

 

 

 

 

 

쓰르라미와 귀뚜라미는 가련한 벌레라
서늘하고 볏집이 메마르면 바람 또한 겁내더라
가장 번화한 꽃 시절엔 오직 나비 뿐
일생을 진시황의 아방궁 같은 꽃 속에 사네

 

 

 

 

 

 

 

 

남계우가 호접도에 남긴 화제(畵題)다.

 

 

선거의 결과로 누군가는 울게 되고 누군가는 웃게 될 것이다.

 

 

누가 되든 진시황의 아방궁같은 권력은 짧고도 짧다.

 

 

백성을 즐겁고 흥하게 하는 지혜, 호접도에서 배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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