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상소감

2003.11.08 08:27

조회 수:505 추천:67

그림을 그리면서 자꾸 머리나 다리를 잘라버리는 엽기적인 나에게 마누라는 내 오른쪽 두뇌가 덜 발달돼 그렇다고 했다.

항상 분석과 논리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데 익숙해져 있어 사랑과 감정이 있는 사람의 모습들을 잘 못본다는 말이었다.

18년 전 알래스카 북단의 얼어붙은 북극해에서 만난 사람들과 고래들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하면서 또 한번 나의 오른쪽 뇌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받은 감동을 도저히 전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의 형식을 빌어 보았지만 나의 시적 자질이 부족해 도저히 그 감동을 살릴 수 없었고 수필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소설이라는 형식을 빌리기로 했다. 거짓말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자유스러울 것 같았는데 시작하고보니 이 또한 시만큼 어렵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부족한 글을 가하다고 하신 이유가 소설 공부를 시작해도 될 것 같다는 격려로 받아드리고 열심히 과학과 문학을 이어보고 싶다.

부족한 글에 가능성을 보아주신 심사위원과 문학을 사랑하게 만들어 주신 어머니, 소설도 긴장과 압축이 시만큼 필요하다고 충고해준 소설을 쓰는 동생 인덕, 과학도로서의 문인의 길을 가르쳐주신 문인귀 시인, 또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미주 중앙일보에 감사드린다.

▶ 연세대와 워싱턴대 졸업

▶리치몬드 버지니아 의과대학 생물 통계학과 교수

▶현재 버지니아 리치몬드 거주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 입상소감 2003.11.08 505
1 단편소설 심사평 2003.11.08 516

회원:
1
새 글:
0
등록일:
2015.03.19

오늘:
0
어제:
0
전체:
37,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