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웃기 없기!

2007.01.06 14:12

나마스테 조회 수:169 추천:17

이 썰렁한 주막을 찾아 주신 여러분 새해 글 복 많이 깃드시기를.
그리고 송년 모임 못 나오신 분들을 위한 보고서를 올리니 읽는 건 좋은 데 웃지는 마시길.

소썰가 모임이 자장면 곱배기가 푸짐한 엘에이 용궁이라는 식당에서 있었습니다.
보면 심드렁하지만 안 보면 보고 싶은 얼골들.
송상옥 회장님을 비롯 10여분이 모였으니 대략 올 분 다왔습니다.

늘 그렇듯 튈 분 튀고 이차 아지트 황태자로 옮겼지요.
기분 좋은 덕담을 나누는 중에 이용우(제 소설 속 비중있는 이름으로 등장 한 그 분) 회장님이 한숨을 쉽니다.
"나마스테. 소설은 쩐도 안되는데 처라리 광고 카피라이터 아르바이트나 할까?"
"이 선상 자장면 곱배기 드시더니 시방 트름 하능 겨? 광고 카피 아무나 하능게 아녀. 가독률, 즉 한 방에 확 눈알 빠지게 몰입 시키는 기발난 짧은 글 짓는 게 어디 쉬운 감?"

그 말은 휘발류 넘친 주유소에 라이타 켜 던진 꼴이 되었고, 독사 약 올린 격이었고, 아프리카 사자 앞에서 냅다 스트리킹 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부터 눈을 빛내는 문우들의 아이디어 백출. 열 띤 광고 카피가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광고1 벨리 사는 아우 최정열 왈.
애인 보관해 드립니다….. 군대나 멀리 해외로 장기간 나가시는분
걱정마시고 맡겨 주십시오. 돌아오시면 아기까지 쳐서 돌려 드리
겠습니다.

광고2 한인 타운 사는 최유해님 왈.
동반자구함….. 홀로살고 있는 노총각입니다. 온갖 궂은 일은 제가
다 하겠습니다. 원하신다면 아기도 제가 낳겠습니다.

광고3 그 날 술값 내신 분인데 이름 까먹었음. 죄송.
신입승려모집…. 불교에 귀의하고자 하시는분, 탈모증 있는분 대 환영.

광고4 그린이 아빠 이용우님.
진짜 소나무 구합니다….. 잘키워서 소가 열리면 나눠드리겠습니다.

광고5 싹- 자취를 감춘 낭자 'ㅎ'씨.
흑자 가계부 급히 구합니다…. 곧 아내에게 월말 결산 해야 할 형편
입니다. 고가로 매입하겠습니다. 제 적자 가계부도 무료로 드립니다.

광고6 아구찜을 몇 년 지나도 안사는'ㅈ'누님.
나이깍는 기계구함…..우리집 아들놈 연필깍는 기계와교환하실분
연락주세요

광고7 과테말라에서 선교에 열중인'ㅊ'씨
눈총이나 미움 삽니다. 무료로 주신다면 아낌없이 받겠습니다.

광고8 일본 여행중이라 못 나오신'ㅂ' 선배님
부인 무료로 주실분…. 명의이전 해드립니다.

광고9 첫 번째가 반응 없자 "야! 이 건 어떼?" 다시 제출한 'ㅇ'회장.
여행 동반자 구합니다…. 차멀미때문에 여행을 못하는 제 신부대신
6박7일의 하와이 신혼여행에 동반하실분 찾습니다.
무경헙자 우대.

광고10 "저도 하나 추가요" 하신 작품 '콘돔'의 주인공 'ㅊ'작가.
집 팝니다… 목욕탕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문화주택..
시력감퇴로 인해 염가에 처분합니다.

..............

참 말로... 소썰가는 맞긴 맞는 모양입니다.

뱀꼬랑지 말.

ㅎㅎ최영숙 소설가도 한 마디 한 걸로 각색을 했습니다.

각설 하옵고. 최작가님. 열심히 이곳 눈 시린 산행을 하고 있고 가끔 문우들과 한 잔 하며 청양고추(이번에는 가루 임) 듬뿍 넣어 골탕 먹이는 아내와 쌈 박질도 하며 소일 하고 있습니다.
그라다 봉께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이젠 다시 한국으로 귀양 떠날 시간이 가까워 오는 군요.  

연말연시 이곳 소식에 과테말라에서 귀를 세우실 최작가에게 보고서를 진즉 올려야 되는데 늦은 점 혜량 하옵시고
세해에는 황금 글 복 돼지 한 마리 잡기를 소망합니다.
방선생님께 안부 전하시는 거, 잊지 마시기를.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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